[꿈]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꿈이 뭔지도 몰랐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미래에 대하여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친구들이 취업이나 입시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공부에 열중할 때에도 나는 무덤덤하게 학창 시절을 보냈다.
하루하루 생명력 잃은 허수아비 같이 보낸 시절이었다.
그랬으니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변변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았으니 가을걷이 계절에는 빈 손이었다.
그래도 두려움을 몰랐다.
다만 좋은 직장을 잡거나 대학교 합격한 친구들이 부럽긴 했다.
가정형편상 어떻게든 직장을 구해서 부모님께 도움이 되고 나 자신의 미래도 설계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참 철부지였구나 싶다.
나에게는 꿈이 없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야무지게 목표를 세우고, 성공을 위하여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계하여 반드시 소기의 목적을 이뤄냈으리라 확신한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면서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마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적어도 삼 년은 늦었다.
그 삼 년이 나의 미래에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공부할 시기, 일 할 시기 등 세상 모든 일에는 각각 제 때가 있는가 보다.
군대 제대하고 남은 학업에 열중하면서 막연하게 가진 꿈이 있었다.
닥쳐 올 미래에 대하여 구체적인 꿈을 가지지는 않았고 희미한 꿈을 그리고 있었다.
만약에 현명하고 지혜로운 꿈을 가졌더라면 나의 인생은 또 다르게 결정되었을 것이다.
그때 나의 꿈은
큰 대과 없이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오늘, 육십의 댓돌 위에서
아직도 희미한 꿈을 꾸고 있다.
나는 내 꿈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못하고 선명하지 못한 꿈을 꾸기 때문에 꿈을 실현하는 에너지도 희미해지지 않았을까.
[산행 일시] 2021년 9월 19일
[산행 경로] 불광중학교 - 향로봉 - 비봉 - 승가봉 - 청수동암문 - 문수봉 - 대남문 - 북한산성입구(11km)
[산행 시간] 3시간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