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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隨筆, 散文

時論(당나라 군대)

by 桃溪도계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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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라는 반체제 무장 이슬람단체에 의해 국가가 함락되었다. 외신들은 아프가니스탄의 비애에 대하여 앞다투어 보도를 한다. 오늘의 아프가니스탄 현실에 대해 상세하게는 알지 못하지만, 우리나라가 6.25 전쟁을 치르느라 생사를 넘나들던 1950년대만 해도 그들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암담할 뿐이다.

 

이십 년 전에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해서 그들의 평화를 지키느라 100조 가량의 돈과 수많은 인력을 투입하였는데 결국 실패의 모델이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삼십만의 정규군이 미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미국 정부에서는 자국의 정부가 자국의 국가와 국민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 아프가니스탄을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며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그 일이 있은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칠만 명 정도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던 탈레반에게 무릎을 꿇고 대통령은 돈다발을 들고 망명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시점에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 국방 관련 지식인들이나 의회에서도 한국의 상황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외신들이 분주하게 접수된다. 현재 대다수의 한국 국민들이나 한국 정부, 군 관련 당사자들은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대수롭잖게 대응한다. 과연 그렇게 해도 우리의 평화는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의 안보는 믿을만한가 점검해보고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각성을 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 국방력은 세계 6위 정도의 힘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무기체계나 국방예산 같은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그 정도의 국방력이라 볼 수 있겠지만, 현재의 군 훈련 수준이나 군인들의 임무 태세 등 실제 전투력을 주관적으로 평가해보면 과연 안심해도 될 것인가 염려된다.

 

국가안전처에서 이삼십 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만약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전쟁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조사에 의하면 2015년에는 70% 정도의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반면, 2019년에는 40% 정도의 젊은이들만이 전쟁에 참여하겠다 한다. 2021년 현재는 40% 도 무너졌을 가능성이 많다. 세계에서 최고 성능을 가진 탱크를 갖추고, 최신예 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한들 전쟁을 치를 의사가 있는 군인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군 기강도 엉망이어서 군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심심찮게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툭하면 터지는 방산비리, 성폭력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관련자들이 사건을 감추기 급급한 기강해이, 철책을 뚫고 북한으로 넘어가도 손 놓고 있는 경계 능력, 북한에서 핵미사일 실험을 수시로 해대는데도 일절 대응하지 않는 국방부, 북한 김여정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면 여당의 국회의원 70여 명이 연판장을 써서 훈련을 하지 못하도록 성명서를 내는 국회.

 

북한의 김여정은 미군을 철수하고 한반도의 종전을 선언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종북 시민단체나 노동단체 등에서는 시월에 미군 철수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철수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까.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어서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대응은 무엇인가. 아무 대응도 없이 미군만 철수하면 평화가 보장되는가. 아프가니스탄의 군인은 자국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었던 반면 탈레반은 종교적인 신념으로 집요하게 단결된 힘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했다. 현시점에서 북한의 군사력은 어느 정도 일까. 모르긴 몰라도 탈레반보다는 몇 십배의 능력을 갖춘 군대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군이 철수했을 때, 종교 집단 이상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북한군과 전쟁이 나면 40% 정도의 젊은이들만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한국군만 덩그러니 남으면 우리의 평화는 그냥 지켜질까.

 

어리바리하게 총구 방향도 잡지 못하는 우리나라 군대는 당나라 군대다.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강건한 군대 육성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국민에게 있다. 국민은 왜 국가를 지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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