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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桃溪遊錄

강정마을 스케치

by 桃溪도계 201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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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스케치

 

진눈깨비가 내리는 가운데 

신부님과 수녀님 몇명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다.

그들 주변으로 경찰들이 삥 둘러서 있다.

기도가 끝나는가 싶더니 확성기를 틀어놓고 춤을 춘다.

청년들 몇 몇과 외국인도 섞여있다.

한참을 그러고나더니 흔적만 휑하니 남긴채 어디론가 사라진다.

 

처음 시작은 그럴듯 했는데 이제는 에너지가 많이 떨어진 느낌이다.

그들 중에는 강정마을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듯했다.

강정마을 사람들은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마을 발전기금 명목으로 어느정도 보상을 받았지 않았을까.

이제는 잔치집에 객들만 웅성거리는 느낌이다.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만 남아서 배를 채워주지 않으면 초를 치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물론 그들은 평화를 말하고 구럼비는 평화의 볼모가 된 느낌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자연과 인간과의 공존의 문제다.

'자연을 훼손해야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가' 라는 문제는 심도 깊은 철학적인 문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왜 없겠는가. 

인간의 욕망을 제어할 수 있으면 된다.

제한된 자연 조건 안에서 서로 싸우지 않고, 인간의 수도 늘리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살 수 있으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탄생 된 이래로 단 한 번도 욕망을 줄여 본 적이 없다.

즉, 인간의 생존은 욕망의 진화였다.

평화를 말하는 사람들도 평화라는 욕망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다. 

자연을 훼손하고 이용해야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인간이라면

자연 훼손이라는 문제에 대하여 최적의 조건을 검토하는 것만이 그나마 지혜로움이다.

 

최근, 이어도 항공식별구역 발표 이후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가 첨예하고 대립되고 있다.

누가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양보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았다.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우리는 대응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강정마을에서 자연의 평화를 지키려면 무조건 안된다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강정마을이 아닌 다른 지역을 최적의 조건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최적의 조건을 제시 할 시간마저 놓친 셈이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데모를 하고 있을까.

그들은 그들만의 평화에 갇혀있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출구를 잃어버린 그들.

그들은 아마 스스로 출구를 닫아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해군기지가 완공되었을때,

자연 훼손을 최소화 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하게 된다면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 일     시 : 2013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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