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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산악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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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달린다


누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내가 산을 달리는 행위는 조금은 과장되고 위선일 수 있다.

그것도 아니면 경거망동함이랄까.


오랜만에 산악마라톤 행사에 참석했지만 준비가 부족한 탓이라 달린다기 보다는 빠르게 걷는다.

빠르게 걷는 것도 힘에 부친다.

마음만 앞서가고 몸은 헐떡인다.

그래도 이왕 나선 길.

돌아설 수는 없지 않은가...


수서역 들머리 가파른 등로를 오르는 길에 벌써 호흡이 가쁘다..ㅎㅎㅎ

이 일을 우째...

하지만 차츰 안정이 된다.

함께한 어른들과 호흡을 맞추니 한결 부드럽다.


산정을 드나들며 시내를 내려보는 풍경도 좋고,

낙엽이 떨어진 길을 바스락대며 쏜쌀같이 지나는 일도 뿌듯한 즐거움이다.

산길에서 마주하는 산객들의 응원을 받는 일도 행복이다.


마지막 코스인 인능산 등로를 달리며 허벅지 근육경련을 느꼈다.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늦추고 쉬어가는 수밖에.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혹시 넘어진 길에서 보물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은가.


인생..

굳이 빨리 가야할 일도 아니잖여.

빨리가서 염라대왕을 만난들 특별이 아뢸 말도 없으니

그냥 쉬엄쉬엄 발 닿는대로, 힘 닿으대로 그렇게 가자구나.


오랜만에 산악마라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산을 달렸으니 마음은 상쾌하다.

무사하게 오랫동안 이 길을 달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욕심은 부리지 말자.











* 일      시 : 2018년 11월 28일


* 산 행 로  : 수서역 - 대모산 - 옥녀봉 - 청계산 매봉 - 석기봉 - 이수봉 - 옛골 - 인능산 - 세곡동(27km)


* 산행시간 : 5시간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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