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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
가을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내게 왔을까.
어쩌면 내가 그에게 다가갔을까.
감이 빨갛게 익어간다.
아무래도
그가 내게 다가 온 것일테다.
아직 품어 안을 준비가 덜 되었는데
그는 해마다
얼떨결에 가슴에 안긴다.
감내하기 쉽지않아
길 모퉁이에 비껴서서 스치듯 보내고나면
짠하게 남는 그 무엇
나는
언제나 염치없이 그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그러한데도
나는
빨간 감홍시처럼
웃을줄 모른다.
빨간 감홍시를 무던히도 닮고 싶었던
나는
풋감이었던 것이다.
빨간 옷을 입고
인생을 다 알아버린듯 너스레 떨었던 자신이
마냥 부끄럽다.
가을이 지나는 자리
이제라도 부끄러움을 조금은 알겠으니
이만한 다행이 또 있으랴.
* 일 시 : 2017년 10월 3일
* 산 행 로 : 덕령 - 파고만댕이 - 삼성산 - 절골 - 귀일 - 덕령(11.5km)
* 산행시간 : 4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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