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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시루봉 정상에서 연신 아이스께끼를 외친다.
어떤 연유로 거기에서 뭇사람들과의 인연을 허락하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더 이상 올라갈 곳도 없고
더는 내려올 이유도 없는 친구.
그에게 이천원짜리 아이스께끼를 사서 깨문다.
알지 못할 서늘한 향기가 목젖을 따라 가슴을 적신다.
친구는 이제 두려움이 없다.
하루하루 자잘한 행복을 이어가며 천진스럽게 너스레를 떤다.
진한 악수를 건네고 발 아래 풍경을 바라보며 내 자신을 들여다 본다.
나는 이 자리에서 내 생존을 다 까발려놓고 서 있을 수 있을까.
물론 닥치면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용기가 없다.
그런면에서 나는 그에게 조금의 부러움도 느낀다.
어디에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친구.
언제든 어떤것이든 주저하는 나
나는 아직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 일 시 : 2017년 4월 22일
* 산 행 로 : 경기대 - 형제봉 - 시루봉 - 동천마을(12km)
* 산행시간 :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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