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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桃溪遊錄

이서중고 체육대회

by 桃溪도계 2016.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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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중고 체육대회

 

나, 너, 우리...

마음은 언제나 소년 소녀 같지만

어느새 희끗희끗해진 머리칼을 쓸며 모교 체욕대회에 참석하고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 작은 공간에서 알콩달콩 조잘거릴 때만해도 세상 무서운 줄 몰랐는데,

세월은 우리들에게 장년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마음같아서는 떼어내고 싶었지만 떼어낸들 없어지는게 아니라는 걸 잘 안다.

이러다 자신도 모르게 짐짝 취급 받을 날도 머지 않았다 생각하니 섬뜩해진다.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려니..

교정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열정, 배고픔, 다툼, 꿈, 눈속임, 서툰 애정들...

뒤엉킨 욕망들의 하찮은 가치에 일희일비했던 기억들이 돋아난다.

그렇게도 벗어나고 싶었던 울타리였는데 이제는 추억을 되새기며 모여든다

좋든 싫든 세월 지나고 보면 감정의 고리들이 느슨해진다.

편하게 늙는다 얘기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세상을 담아내는 마음의 여유가 그만큼 더 생긴 것이다.

얼마나 더 교정을 밟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리 많이 남지는 않았으리라.

십년 쯤 지나면 우리는 초청장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교정에 조그많게 새겨진 글.

산을 넘지 않고는 다른 세상을 볼 수 없다.

큰 산을 넘기에는 힘이 들지만 그만큼 더 큰세상을 볼 수 있고

작은 산을 넘기에는 비교적 수월하지만 작은 세상 밖에 볼 수 없다.

 

친구야!

아직 우리에게는 꿈이라는게 있다.

아직 불씨가 남은 열정이 식기 전에

산을 오르자.

가쁜 호흡일지라도 올라보자구나.

 

시간 나는대로 친구들과 교정을 만나자.

만날 수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정성껏 마음을 모으자.

 

 

 

 

 

 

 

 

 

 

 

 

 

 

 

* 일      시 : 2016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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