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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매듭이 풀리지 않을 때에는 소백산에 올라 칼바람을 맞자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소백산에 올라 칼바람을 맞아야만 한 해의 매듭을 풀 수가 있다.
겨울 소백산을 오르지 않으면 나이를 먹지 않을 수 있어 좋기야 하겠지만 그것만이 능사는 아닐테다.
산에 오르든 그러지 아니하든 세월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비로봉 정상을 잇는 능선을 휘청거리며 바람을 애써 피하다보면 마음은 단순해진다.
그 순간을 한 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을뿐 나를 지배 할 수 있는 조건은 아무것도 없다.
눈을 뒤집어 쓴 채 눈을 감고 있는 주목은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철쭉이 피는 오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까.
몇가지 생각을 주섬주섬 담으면서 복사꽃 향기가 오르는 연분홍빛 연정을 떠올려본다.
살을 에이는 듯한 깐깐한 칼바람을 맞고 하산 할 때의 푸근함은 세상 그 어떤것도 부럽지 않다.
비닐 썰매를 타고 내려오면 잠시 세월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동심도 좋다.
산행 날머리에 닿으면 최소한 일년은 마음놓고 산에 다닐 수 있는 인증을 받는 기분이 좋다.
초겨울에 난방을 위해 무연탄을 창고에 가득 채워놓은 뿌듯한 느낌이랄까.
* 일 시 : 2015년 1월 10일
* 산 행 로 : 어의곡리 - 비로봉 - 천동리(12km)
* 산행시간 :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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