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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춘천마라톤
가을이 성큼성큼 제 갈 길을 재촉한다.
가을은 어느새 춘천 의암호 주변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그를 따라 달린다.
어리석음인줄 알지만 그냥 보내기에는 아쉬움이 많아 그를 쫓아 무작정 달린다.
가을과 동행하는 기쁨에 잠시 고통도 미룰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친구는 아니었다.
내가 힘들어 할 때에도 기척도 않고 제 갈 길만 묵묵히 갈 뿐이다.
어느새 결승점.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가을은 우리들을 두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떠난다.
섭섭함이 있지만 원망은 말자.
그에게 그런 냉정함이 없었다면 이미 그는 자연이 아니다.
가을을 보낸 나는 외롭지 않다.
다시 만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만날 때까지 나는 잠시 멈췄던 걸음을 이어 갈 것이다.
가는 길이 험하고 지칠지라도 꼿꼿하게 나의 길을 갈 것이다.
* 일 시 : 2013년 10월 27일
* 기 록 : 3시간 48분14초(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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