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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라 톤

2012년 해피트레일런 산악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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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해피트레일런 산악마라톤

 

남의 인생을 산다는것.

그것은 연극이다.

계획되지 않았던 하루를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았다.

나름 괜찮았다.

그래서 연극이다.

내 인생이든 남의 인생이든 힘든 건 마찬가지다.

세상 살면서 고생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추운 날 아침 해가 채 뜨기도 전에 마음을 다지고  몸을 풀고 산악코스 30km를 뛰어야만 하루 해가 저무는 삶.

네 인생도 만만하지는 않구나.

 

미처 준비되지 않은 어설픈 연기로 이수봉에서 옛골로 내려오면서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다.

옛골에서 확인을 하고 인능산으로 이어가야 하는 시간.

무릎 통증도 심해지고 더 이상 뛸 에너지를 생성 할 수 없었다.

그곳이 결승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극이 아니고 내 삶이었다면 그냥 주저앉았을 수도 있었다.

연극이니까.

관객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자.

막걸리 한 잔으로 작은 불씨를 다시 지폈다.

 

신기한 것은

기록증을 받기 전까지는 내가 연극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온전히 나는 남의 하루를 나의 하루처럼 살았던 것이다.

그것은 행복이다.

기록증에 내 이름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잠시 허탈했다.

그래도 나에게는 행복한 하루였다.

 

내 삶은 연극처럼.

연극은 내 삶처럼.

그렇게 살아야 삶에 비틀림이 없겠다는 생각을 정리했다.

삶의 매 단면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는 하루.

 

그래.

인생은 연극이다.

 

 

 

 

 

 

 

 

 

 

 

 

 

 

 

 

 

 

 

 

 

 

 

 

 

 

 

 

 

* 일      시 : 2012년 11월 18일

 

* 코      스 : 수서역 - 대모산 - 구룡산 - 옥녀봉 - 매봉 - 혈읍재 - 이수봉 - 국사봉 - 이수봉 - 옛골 - 인능산 - 세곡동(30km)

 

* 기      록 : 6시간 09분 0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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