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 진달래
아듀!
2012년 봄.
아쉬운 듯 떠나보낸다.
강화 고려산의 진달래를 찾아 나선 길
지난주에 절정기를 넘어섰다.
그래서 그런지
꽃보다 사람이 더 많다.
진달래는 어디로 갔을까.
강 건너 보이는 북한으로 갔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한바탕 잔치가 끝났으니 땅속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내년 봄을 기약하는가.
고려산 정상에 올라
기세가 한풀 꺽인 진달래를 겨누고 있노라니 벌거벗은 북한의 산들이 보인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 풍경이 다를 수 있을까.
그곳에는 진달래가 숨을 곳이 없다.
숨 쉴 수도 없는데 어떻게 숨을 수가 있을까.
참 희안한 일이다.
그래도 산이라면 북녘이 더 왕성할텐데 작금의 현실은 무슨 의미일까.
진달래 한 포기도 마음놓고 살 수 없는 땅이라면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랴.
진달래 군락을 따라 능선 길을 걸으면서 자꾸 북한의 산이 마음에 거슬린다.
그곳에도 하루빨리 진달래가 꽃을 피울 수 있으면 좋겠다.
봄의 끝자락에서
붉은 진달래를 몽땅 싸서 북녘으로 보낸다.
그들도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 기운을 얻었으면 좋겠다.
고려산 진달래는 내년에도 또 필 것이다.
그때는 북녘의 진달래와 나란히 수다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냥 바람일 뿐일까.
그런 세상은 영영 오지 않을까.
오기는 올거야.
언제든 오고 말거야.
진달래가 더 붉어
붉은 눈물을 흘리기 전에 올거야.
* 일 시 : 2012년 5월 1일
* 산 행 로 : 청련사 - 고려산 정상 - 진달래 군락 - 고인돌군 - 낙조봉 - 미꾸지고개
* 산행시간 : 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