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궁
우리나라가 역사로서 기술 할 수 있는
그 이전의 시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료도 불충분하고,
근거 할 수 있는 생활 양식에 대한 유물도 거의 없다.
다만, 단편적으로 또는 구두로 전해오는
희미한 기록에 의해 고조선 시대를 규정하고
우리나라의 건국이념과 사상
그리고 삶의 철학을 찾아내어
결국 배달민족의 뿌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배워서 후대에 이어가고자 함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지리산 자락에 돌탑을 쌓고
돌담을 올리고 솟대를 걸어 단군시대의 생활약식을 재현하고
그 가르침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을 쉽게 이해 할 수는 없다.
우리들의 상식과 기준으로 그들을 이해하려면
그들은 자칫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치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과 바람을 잘 알지 못하므로
함부로 그들을 우리들의 잣대로 재단 할 수는 없다.
분명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몸짓이 있고
그들만의 사상이 있다.
우리들이 그들을 조금이라도 품으려 한다면
그만큼의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어떻게 우리가 그들의 고민을 모두 이해 할 수 있을까.
그들을 이해하려 애쓰기 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그들을 보면 된다.
그들은 지리산 자락에 명당터를 골라
땅을 고르고 집을 짓고 단군사상을 공부하면서
그 실천을 체험하며 살아간다.
그들의 깊은 뜻을 다 헤아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들은 한배검, 한배웅, 한배임 및
역대 나라를 세운 태조와
각 성씨의 시조,
그리고 현인과 무장을 모시는 신성한 성전으로 삼성궁을 지었다 한다.
안내 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밖에서는 이곳을 어떤 종교단체라 하는데,
특정 종교를 신봉하는 곳입니까?"
"아닙니다."
"여기는 종교단체는 아니고
나라를 세운 어른들을 숭배하고 그들의 사상을 배우고 실천하는 곳입니다."
이렇게 답 한다.
여기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이유가 어찌되었던 그들만의 세계를
그 누구도 폄훼 할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의 삶과 배움이 그들의 바람대로
우리 배달민족에게 정신적인 자부심이 되고
희망이 되어
더욱 아름답기를 바랄뿐이다.
성전을 한바퀴 돌아 내려오는 길에
성벽 가장자리 쪽에 초가 같은 민가가 있고 그 속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대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혼자서 놀고 있다.
그 아이는 프라스틱으로 된 자동차를 손으로 끌면서
뭔가 흥얼거린다.
그는 아버지의 고민을 알지 못할 것이다.
삼성궁의 돌담과
아이의 프라스틱 빨간 자동차와의 관계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과연 인간의 삶은 무엇이며
행복은 어떻게 이루는 것일까.
삼성궁에서
단군의 뜻을 받을어 실천하고
미래의 자손들에게 성스러운 가르침을 전해주고자 공부하는 사람들
그들은 과학문명이 지배하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기가 만만하지 않을것이다.
많은 유혹을 이겨내야 하며
기록이 모자라서
역사적인 사실로 기술하기 힘든 모든 일들을 이해시켜야 하며
아울러
자식을 키우고 문화를 이어가야 한다.
한 편으로는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들의 기개가 부럽기도 하다.
그들이 뜻하는 바
모든 일들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일 시 : 2009년 9월 6일
* 위 치 : 경상남도 하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