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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수락산 - 망태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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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망태버섯

 

님 기다리는 맘

황포 입은 성깔이 측은타

꽁꽁 숨었다가

고개를 쭈욱 빼버린 허탈감

사랑이 서투르다

 

아름다운 당신의 품에

마음이 빠진다

새까만 속을 내어 보일 수 없어

히죽이 웃는다

 

황홀한 키스에

내 마음은 저리고

또 한번의 눈짓에 달콤한 향기를 품는다

 

그물처럼 엮은 황포자락에

사랑을 여며본다

노란 망태가 속삭이는 행복을 어찌아랴

 

사랑이 운다

돌아보지 않을테야

 

 

장마틈에 뿌연 안개를 헤치며 산을 오른다.

고개를 쭈욱 빼고 그리워했던 산.

물이 떨어지는 전설을 안고 장마철의 풍부한 수량을 잔뜩 품은 수락산에 오른다.

 

 

깔딱고개 못미쳐 등산로 옆에 외롭게 망태버섯 한송이 피어 올랐다.

볼때마다 감탄스러운 모습이다.

눈부시리만큼 예쁜 노란 망태를 걸치고

초로의 신사같은 단정한 머리와 등이 살짝 굽은 경륜이 느껴지는 버섯.

그는 어디에 숨었다가 한치의 허점도 없이 이렇게 변함없는 패션쇼를 펼칠까.

그 유전자 정보를 어디서 가져오는걸까.

 

 

 

가파른 깔딱고개 계단을 오를때는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야 한다.

그렇치 않으면 자칫 들어간 숨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수락산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음을 경고한다.

 

깔딱고개 재 마루에서는 주봉을 향하는 능선이 바위로 이루어져있다.

기암들이 고래등뼈처럼 쭈욱 연결되어 있다.

고래등뼈를 조심스럽게 밟으며 주변을 내려보는 풍광이 멋지지만..

안개가 많아 시야가 막혔다.

아쉬움이 많다.

 

 

 

바위틈에서 생명의 끈을 묶고 있는 돌양지 꽃이 애처롭다.

열악한 환경을 견디느라 잎도 작고 꽃송이도 작다.

잠시 생명의 고귀함과 열정을 느껴본다.

 

 

수락산 정상은 두개의 바위가 맞대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발을 디디고 오르기에는 바위가 작고 위험하다.

 

 

나그네의 배낭엔 무엇이 들었을까.

어제의 사랑과

내일의 행복도 가득 들어있을까.

어쩜 내일의 사랑도 들어있을거야.

훔쳐갈까.

그럼 내 사랑이

내 행복이 될까.

 

 

 

매월당 김시습이 세조의 왕위찬탈로 방황하던중 10년간 머물렀다는 금류동천(금류폭포)다.

폭포의 선이 유선형을 하고 있다.

물이 많지 않아서 폭포의 제 형상을 다 보여주지 못함이 아쉽다.

 

 

 

청학리 입구 계곡에서 아이들이 물놀이에 열중이다.

뜰채로 고기를 잡는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어리석은 고기들이 아이들의 동심을 달래줄까.

수락산의 산행에서 얻은 비밀을 아이들은 알까.

 

* 산행일시 : 2007년 7월 8일

* 산행시간 : 4시간

* 산행코스 : 수락산역 - 미주아파트 - 시립양로원 - 염불사 - 깔딱고개 - 암릉코스 - 주봉(정상) -

                  내원암 - 청학리(남양주)

* 위      치 : 서울시 노원구,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 남양주시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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