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14)/ 유월의 꽃
장미
그에게 장미라는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향기를 지우지는 않는다.
산행을 나서는데 집 앞에 장미가 콧노래를 부르며 앞장선다.
골드메리도 장미를 따라 쫄랑대며 흥겨운 산행 마중을 나선다.
향기에 취해 걸음이 가볍다.
청계산에는 싸리꽃이 저절로 아름답다.
철이되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유전자 정보를 어디에 기록했다가 어김없이 나타날까.
개망초꽃이 지천으로 피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이 꽃을 피우면 가을까지 온 산천을 하얗게 물들일 것이다.
개망초꽃은 우리나라 꽃이 아니라
한국전쟁 즈음에 외국에서 따라 들어와 지금은 우리나라 전역을 장악했다.
무심하게 자존심 강하게 피는 꽃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외래종이라는 느낌이 섞이면 감정은 반감된다.
청계산 정상부근에 막걸리 파는 아저씨가 가꾼 화단에 심어 놓은 꽃..
해바라기를 닮은 꽃이 화려하다.
아저씨의 화려한 언변을 닮았다.
보라빛 형광색을 띤 엉컹퀴 꽃은
볼때마다 너무 아름답다.
색깔의 투명함과 아름다운 꽃송이가 편안하고 귀한 느낌을 안긴다.
초롱꽃은 구청에서 심었나보다.
자생하는 꽃 같지가 않다.
초롱초롱한 꽃 망울이 대롱대롱 달려 있어 든든하다.
노랑매미꽃의 노란색은 눈을 지치게 한다.
원색의 색깔이 아름답다 못해 다소 건방져 보인다.
민들레를 닮은 이름 모를 꽃 한송이가
청계산 등산을 끝내고 내려오는 산인에게 인사를 건넨다.
마음마저 가볍다.
청계산의 유월은 향기로 가득하다.
* 산행일시 : 2007년 6월 10일
* 산행코스 : 원터골 - 매봉 - 원터골쉼터 - 원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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