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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이 한가롭다.
파스텔 같은 개나리 군락이 양재천을 색칠한다.
황사가 부옇게 내려앉아 하늘이 맑지 않는 봄 날이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봄을 마중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잿 두루미 한마리가 물고기를 쫒는다.
짝을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오가는 사람들이 두려운건지...
연신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불안한 봄을 맞는다.
봄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발 뒤꿈치에 개나리가 종알거리며 따라 붙는다.
앙증맞은 한가로움이 좋다.
춘정을 이기지 못한 까치 한쌍이 봄볕을 쬐이며 불타는 가슴을 식히고 있다.
녀석들...
태연한 척 하지만 내가 모를줄 알고..
수양버들이 마음껏 물이 올랐다.
유연하게 늘어지며 긴 하품으로 기지개를 편다.
쭉쭉 늘어지는 기쁨을 알것도 같다.
타워팰리스의 잘난 창으로도 봄이 문안을 왔다.
연두빛 봄이 아직은 안스러워 보인다.
아직 양재천은 지난 가을의 갈대를 다 지우지 못했다.
갈대가 게으름을 피운 탓이지,
봄이 서둘러 온 탓은 아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봄.
봄 바람에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봄은 징검다리를 건너서 온다.
순한 물빛이 봄 향기를 마음껏 품는다.
양재천의 봄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귀를 기울인다.
아이들의 봄 마중은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아이들은 별의 별 호기심을 양재천에 다 쏟아낸다.
아이들의 봄은 인라인스케이트 바퀴를 타고 오나 보다.
호기심 가득한
아름다운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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