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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記 行

양재천 - 봄 마중

by 桃溪도계 2007.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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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이 한가롭다.

파스텔 같은 개나리 군락이 양재천을 색칠한다.

황사가 부옇게 내려앉아 하늘이 맑지 않는 봄 날이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봄을 마중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잿 두루미 한마리가 물고기를 쫒는다.

짝을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오가는 사람들이 두려운건지...

연신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불안한 봄을 맞는다.

 

봄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발 뒤꿈치에 개나리가 종알거리며 따라 붙는다.

앙증맞은 한가로움이 좋다.

 

 

춘정을 이기지 못한 까치 한쌍이 봄볕을 쬐이며 불타는 가슴을 식히고 있다.

녀석들...

태연한 척 하지만 내가 모를줄 알고..

 

수양버들이 마음껏 물이 올랐다.

유연하게 늘어지며 긴 하품으로 기지개를 편다.

쭉쭉 늘어지는 기쁨을 알것도 같다.

 

타워팰리스의 잘난 창으로도 봄이 문안을 왔다.

연두빛 봄이 아직은 안스러워 보인다.

 

아직 양재천은 지난 가을의 갈대를 다 지우지 못했다.

갈대가 게으름을 피운 탓이지,

봄이 서둘러 온 탓은 아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봄.

봄 바람에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봄은 징검다리를 건너서 온다.

 

 

순한 물빛이 봄 향기를 마음껏 품는다.

 

 

 

 

 

 

양재천의 봄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귀를 기울인다.

아이들의 봄 마중은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아이들은 별의 별 호기심을 양재천에 다 쏟아낸다.

 

아이들의 봄은 인라인스케이트 바퀴를 타고 오나 보다.

호기심 가득한

아름다운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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