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마라톤]
마라톤 신청하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현장 접수도 가능했는데, 요즘에는 젊은 친구들이 대거 마라톤에 참가하면서 까딱 놓치면 마감되어 버린다. 서울 시민 마라톤의 부제는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이다. 참가비 전액을 소아암 환우들에게 기부한다는 아름다운 명분을 갖고 있다. 이 대회에 몇 번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깜빡 잊고 놓쳤다. 푸른 오월에 한강을 누비며 함께 뛰고는 싶은데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마라톤을 함께하던 지인이 대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하는 수없이 함께 하자며 의견을 모으고 그분의 참가 배번을 복사해서 함께 뛰기로 했다. 일명 뻐꾸기 마라톤이다. 솔직히 창피해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연습한다는 개념으로 편법을 감행한 것이다. 참가비를 내지 않고 마라톤에 참가하는 게 쪽 팔리기도 하지만 염치없는 행동이기는 하다. 그래도 마라톤을 함께 한다는 기분은 최고다.
달리는 중에 소아암 환우를 떠올려 본다. 아직 성장 중에 있는 아이들이 암에 시달리는 고통을 어떻게 이겨낼까. 그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오늘은 뻐꾸기 마라톤으로 참석했으니 용서를 빌 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기부를 하는 방법도 있으니 열심히 달리면서 그들을 응원해야겠다 되뇐다. 푸른 오월에 그들의 푸른 심장이 푸르도록 아름답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라톤을 한다.
[일 시] 2025년 5월 4일
[장 소] 여의도 한강 물빛광장 일대
[기 록] 1시간 57분 (Ha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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