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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라 톤

선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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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내가 지은 선과 악은 어느 한순간 사라지거나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동행하는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내가 걸어온 발자국들을 조용히 되짚어 본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까. 삶의 궁극은 버리거나 취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겸손하게 받아 들고 성찰하는 일이다.

 

한 여름 불볕더위에도 멈추지 않았다. 손 발이 꽁꽁 어는 겨울에도 우리는 달렸다. 뿌듯한 가슴을 채우는 웃음도 있었지만, 가끔은 넘어지는 아픔도 있었다. 마음껏 웃을 수 있어도 자만하지 않았고, 넘어져 고꾸라질 때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서 달렸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달 빛 저무는 새벽녘에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내 삶의 행운이었다. 

 

함께 달렸던 러너가 마라톤 풀코스 500회 완주했을 때는 내 일처럼 기뻤다. 기쁨이 채워지는 만큼 비워야 함은 순리다. 채우는 기쁨도, 비우는 서운함도 아름다운 동행인 것이다. 걸음을 멈추는 그 순간까지 훼손되거나 폄훼되지 말아야 할 가치인 것이다. 

 

올 한 해 수고 많았다.

선업이든 악업이든 나로서 비롯된 것이라면 내가 갈무리해야 할 나의 몫이다.

핑계대거나 피하지 말고 가슴에 오롯이 품고 삭여내자.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천하의 명당이다.

삶은 행복이다.

 

[일    시] 2024년 12월 22일

[장    소] 양재천, 한강 일원

 

한강
양재천
성수동
한남동
양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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