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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 行

동유럽 기행(2일차) - 폴란드 유스티나 집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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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나 집은 쇼팽 공항에서 남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에 위치해 있는데, 그곳은 휴양지와 고급 주택가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집은 유스티나 외할머니 소유였는데, 최근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실 때 유스티나에게 상속했다. 현재 이 집에는 '피핀'이라는 개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데, 아가씨 혼자 살기에는 집의 규모가 버거울 정도다. 집 주변은 전형적인 주택단지로 대체로 조용하고 인기척이 별로 느껴지지 않으며 주변에는 커다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집은 목조 주택으로 신축한 지 삼사십 년은 족히 되었을 법한 분위기다. 우리는 2 층에 있는 방을 배정받고 여장을 풀었다. 이내 유스티나가 준비한 환영 만찬에서 와인으로 건배를 했다. 저희  일행을 맞으려고 유스티나는 휴가를 내어 혼자 청소하고 음식 준비하느라 애쓴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식사를 마치고 선물 교환했다. 우리는 모란이 그려진 민화 족자와 유스티나가 좋아하는 된장, 고춧가루, 참깨, 구운 김 등을 내놓았다. 유스티나는 예쁜 도자기 접시와 위스키 한 병을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에서 현지 주민의 집에 방문해서 숙박은 첫 경험이다. 그들의 생활에 밀착해서 그들이 내어주는 현지식을 먹고 따뜻한 환영인사를 가슴에 담는 여행은 색다른 경험이다. 그야말로 관광이 아닌 제대로 된 여행을 경험하는 것으로 이미 여행의 명분은 충분했다. 다만 가족이 아닌 아가씨 혼자 사는 집이어서 작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바깥사돈과 둘이서 정원에 우거진 나무의 가지를 치고 정리했다. 장비가 마땅찮아 쉽지 않았지만 밥값 하느라 싸늘한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열심히 했다. 시간이 넉넉했으면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아가씨 혼자 거주하는 집이어서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족하다. 큰 개 한 마리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유스티나는 이튿날도 휴가를 내고 우리 일행들의 가이드를 자임했다. 참 멋지고 고마운 친구다.




[일시] 2025년 3월 14일


2층 방의 천창
유스티나 집 정원에는 봄이 시작되었다.
유스티나 집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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