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 평화 마라톤(Half-35)

[마라톤은 친구다]

 

마라톤을 함께하는 친구 김 사장님은 1938년 생이다.

20년 전 65세 되던 해에 마라톤을 시작해서 국내의 수많은 마라톤 대회 및 보스턴 마라톤과 동경 마라톤에도 참석하여 풀코스를 완주하신 열혈 청년이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쇠어 세월의 무게가 쌓였지만 그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청춘이다. 

 

나와는 아버지 뻘 되는 나이 차이지만 마라톤 주로에 서면 친구가 된다. 그에 비하면 나는 아직 김 사장님이 마라톤을 시작한 나이도 되지 않았는데, 매번 달릴 때마다 힘들어하며 멈춰야 할 때를 가늠해 보는 노쇠한 마라토너다. 친구 김사장님은  자기 관리 철저하시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하고 꾸준히 노력하신다. 흔히들 노익장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편적인 대답으로 현실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일반인들과는 다른 눈에 보이지 않는 DNA가 존재함이 분명하다. 

 

제20회 국제평화마라톤에 참석하여 하프코스를 거뜬하게 달리셨는데, 주최 측에서 최고령 참석자를 배려하여 작은 선물을 건넨다. MC를 맡은 배동성 씨가 친구의 반듯한 자세와 늠름한 기에 눌려 깜짝 놀라며 느스레를 떤다. 멋진 친구와 마라톤을 함께한 나 자신이 대견스러워 울컥했다. 친구는 늘 나의 모범적인 별이다. 

 

친구와 함께하는 마라톤이 참 좋다. 부상 없이 오래도록 달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천천히 손 잡고 가면 가지 못 할 길이 있으랴. 함께한 시간 늘 감사한 마음으로 존경심을 가슴에 담는다. 

 

[일    시] 2023년 10월 09일

[장    소] 코엑스 - 양재천 - 탄천 - 한강 일원

[기    록] 3시간 2분 33초(30.5km)

 

제목 : 강남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