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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행(7 일차) - 대영박물관

by 桃溪도계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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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 

 

박물관을 관람할 때마다 꼼꼼하게 제대로 관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대영박물관을 관람할 때도 나의 관람 태도나 방법은 다르지 않다. 대충 건성건성 훑어보고는 대강의 느낌만으로 만족하는 정도다. 역사가나 고고학자들이 관람하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을 게 분명하지만 박물관 관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는 못한다. 나의 관람 태도는 일반 사람과 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있다.

 

대영박물관에 있는  이집트, 그리스 전시실에는 신전의 벽에 있던 부조품들을 뜯어와서 제 것인 양 진열하고 있다. 정작 그리스의 신전에는 껍데기만 덩그러니 남아서 역사의 기억을 재현하려 애쓰고 있을 텐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이 많다.

문화재를 강탈한 영국 사람들이 아무 죄책 감 없이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뜯어 내느라 원형이 많이 손상되었을 텐데 아무 거리낌 없이 마구 뜯어왔던 사람들이 벌을 받지 않았다. 도둑질도 큰 도둑질을 하면 제재할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까.

 

한국관에는 전시품이 그리 많지 않다. 몇 안 되는 전시품들도 상품에 속하는 문화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다행이다. 천지 분간 없는 도적놈들에게 문화재를 많이 강탈당하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대신 미국이나 일본에서 다 뜯어 갔으니 그놈이 그놈이다.

 

문화재를 강탈하여 잘 보관해서 후손들에게 전시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가. 그런 행위도 하지 않았더라면 이만큼도 보존되지 않았을까.  아무튼 대영박물관에는 영국 자국의 문화재보다는 외국의 문화재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박물관과 비교된다. 제국주의 시절에 맘껏 식민지배를 하며 문화재를 강탈했던 영국과 피식민지 시절에 그 많은 문화재를 강탈당했던 우리나라와 누가 잘났는지 모르겠다.

 

[일    시] 2022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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