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칭찬]
타인에게는 칭찬에 인색했고,
나에게는 용서를 할 줄 몰랐다.
타인에 대하여 칭찬에 인색하다는 것은 어떤 오만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알량한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물 같은 오만과 자존심을 덕지덕지 붙여야만 진정한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거울을 볼 때마다 뭔가 못마땅해 화장에 덫칠하듯 나 자신을 감춰야만 안심하고 고개를 내 밀 수 있었다.
그러는 내 자신에게 용서가 인색한 까닭은 또 무엇인가.
이 또한 타인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이유와 별 다르지 않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한 방어본능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다르면 쉽게 흥분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칭찬을 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의 한 요소일 수도 있다.
무엇이 두려워 본능적으로 자기 방어에 민감할까.
타인에 대한 용서는 대체로 후한 편인데 반해 자신에 대한 용서가 인색한 것은 지나친 겸손이 몸에 밴 까닭은 아닌가.
세상의 그 어떤것도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사랑도 예외는 아닐터.
인생을 살면서 오롯이 깨끗하고 정직하게만 살아가지는 못한다.
가끔은 실수도 하고, 작은 이익에 눈속임을 하기도 하며 살아가는 게 평범한 범인의 삶이다.
그럴 때마다 타인에 대하여 용서를 베풀듯 나 자신에게도 작은 용서를 내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자신에 대한 용서의 품이 넓어지면 타인에 대한 칭찬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거친 호흡을 뿜어내며 산을 오를 때마다 조금씩 내 자신에게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산행 일시] 2021년 4월 4일
[산행 경로] 북한산성입구 - 백운대 - 동장대 - 대남문 - 청수동암문 - 사모바위 - 비봉 - 향로봉 - 불광중학교(14.5km)
[산행 시간] 5시간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