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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가리봉
삶이 계획대로 된다면야 무슨 걱정이랴.
어쩌면 불확실한 삶이었기에 우리는 또 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서 있다.
산행 시작하기 전 하늘이 맑아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갔다.
어라,
그런데 계획했던 들머리로 들어 갈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날머리로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은 힘들어졌으며 시간도 길어졌다.
주걱봉에 올랐을 때에는 설악의 하늘에 해가 보이지 않는다.
내심 설악의 조망을 가슴에 담겠다던 다짐이 초라해졌다.
그렇지만 설악은 설악일뿐,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기상에 눈꿈쩍하지 않는다.
내가 올랐던 순간은 설악에서는 일상의 찰라일 뿐이다.
원망하기 보다는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산이고
그것이 삶이다.
계획보다 긴 하루였지만 후회는 없다.
삶의 한 순간을 공고히 받아들고 내려오는 가슴이 벅차다.
설악은 행복이다.
* 일 시 : 2014년 7월 5일
* 산 행 로 : 너아우골 - 주걱봉 - 가리봉 - 한계령
* 산행시간 : 9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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