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의상능선
사람의 뒷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면
눈에 보이는 어깨의 선이나 몸의 실루엣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도 조금은 느껴진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갈 건지,
배려심이 많은 사람인지,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
심뽀가 고약한 사람인지,
인자한 사람인지...
나의 뒷 모습은 어떻게 보일까.
내일 보다는 오늘 하루를 살아남기 위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큰 꿈을 꾸기 보다는 소박한 꿈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욕심보다는 정제된 철학으로 담백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것을....
나의 뒷 사람은 볼 수 있을까.
볼 수 있든 없든 상관없는 일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 보다는 내가 살아가기 위한 삶이기 때문이다.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면 될 일이다.
나는 나의 뒷모습에 진지함을 담고 싶다.
들판이나 산을 가리지 않고 곡식이나 열매들의 살을 찌우는 가을 햇살 같은 그런 진중함이 있으면 좋겠다.
앞모습이야 거울을 보면서 웃어보기도 하고,
찡그리거나 못난 부분은 화장으로 가리면 될 일이지만 뒷모습은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다.
뒷모습이 행복한 사람.
그런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담백하고 행복한 향기를 담기 위하여 맑은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다짐해본다.
* 일 시 : 2013년 9월 21일
* 산 행 로 : 북한산성 입구 - 의상봉 - 용출봉 -증취봉 - 문수봉 - 사모바위 - 응봉능선 - 진관사
* 산행시간 : 5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