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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옛길
'가을'이라 쓰고 '여름'이라 읽는다.
지난 여름 지독한 폭염을 지우려는 가을이 오고 있는데 왜 여름을 떨치지 못하는가.
아직 가을을 맞을 준비가 모자라기 때문이리라.
더 정확히 말하면
여름에 채웠어야 할 물동이에 물을 다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다리던 가을이었는데 초조함이 더한다.
스님들이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오가던 천년의 숲길.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모자란 여름을 갈무리하고 가을을 향해 가슴을 비운다.
숲길에는 향긋한 가르침이 있다.
옹졸함과 경솔함, 그리고 경거망동함을 경계 할 수 있다.
아무일 없던듯이 가을을 맞고 싶다.
지난 여름에 얽매이면 가을을 영원히 맞지 못할지도 모른다.
여름은 백미러다.
그저 앞길만 바라보며 편하게 가을을 맞자.
오대산 숲길에서 지난 여름의 아쉬움을 훌훌 털고가자.
* 일 시 : 2013년 9월 7일
* 산 행 로 : 상원사 - 신선골 - 상원교 - 도대산 산장 - 동피골주차장 - 섶다리 - 보메기 - 월정사
* 산생시간 :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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