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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운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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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

 

워매!

단풍 들겄네...

 

아름다운 가을에

단풍이 깊어갈수록 마음은 더 초조해진다.

멋진 단풍 떨어지면 우리는 또 어디로가야하나?

저 산에 한잎 두잎 단풍이 들때부터

한 해의 마무리를 새긴다.

뾰족하게 내세울 것도 없는 인생에서

또 하나의 달력을 접어야 한다는 사실은 두려움마저 느끼게 한다.

할 일이 많았던 만큼

꿈이 컸던 만큼

한 해가 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동안 지나온 시간보다 더 많은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특별히 게으름을 피운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만지작 거리는가.

 

단풍이 더 이상 물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낙엽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시간이 멈춰지면 나는 내게 주어진 일을 다 갈무리 할 수 있을까.

뭐라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럴것 같으면

단풍아 너는 네 길을 가거라.

나는 다시 내년 봄.

파란 새싹을 맞으리라.

 

가을에 묻힌 현등사

부처님 가슴에도 단풍 들겄네.

 

 

 

 

 

 

 

 

 

 

 

 

 

 

 

 

 

 

 

 

 

 

 

 

 

 

 

 

 

* 일      시 : 2012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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