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山 行

청량산

반응형

청량산

 

친구야!

산에가자.

좋다.

 

들머리 청량사에 오르는 길이 가파르다.

산사 진입로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절에 무슨 행사가 있나보다.

그들 틈에서 호흡을 조절한다.

청량사에서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을 본다.

파란 하늘이 곱다.

처음 출발할 때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조망을 보기 힘들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하늘이 열리니 행운이다.

 

청량사를 지나 가파른 등로를 올라 능선길을 잡았다.

첫 봉우리인 경일봉에 오르니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사방의 풍경이 펼쳐진다.

우리나라 참 좋다.

이렇게 좋은 곳에 살면서 과한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을까.

저 넓은 들판 한 켠에서는 지난 밤 내내 끙끙 앓으며 쌓아 두었던 욕심을 풀어 놓다가 곤란해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능선을 따라 올망졸망 걸으면 세상은 잠시 모두 내것이 된다.

이 산을 내려가면 모두 자연의 것이 될 것이다.

삶이라는 것 또한 내가 지나가고 나면 아무런 의미없는 하나의 행로에 불과하다.

무엇을 더 구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구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다.

 

하산 길

가파른 골짜기에 기대어 집이 두어채 서 있다.

산짐승들만 간혹 안부를 물을것 같은 골짜기.

노부부 두분이서 직접 빚은 막걸리를 판다. 

외롭고 한적한 골짜기에 사람이 들락거리는 것도 삶의 활력인데,

막걸리 한 사발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흘려 놓고 가는 맛이 꽤 솔솔하다.

막걸리를 과하게 마신 탓으로

비틀거리면서도 기분좋은 산행이다. 

 

친구야!

삶은 속도가 아니라 의미가 아닐까.

산이 참 좋다.

 

 

 

 

 

 

 

 

 

 

 

 

 

 

 

 

 

 

 

 

 

 

 

 

 

 

 

 

 

 

 

 

 

 

 

 

 

 

 

 

 

 

 

 

 

 

 

 

* 일     시 : 2012년 9월 1일

 

* 산 행 로 : 입석 - 청량사 - 응진전 - 김생굴 - 경일봉 - 탁립봉 - 자소봉 - 탁필봉 - 연적봉 - 자랍봉 - 선학봉 - 장인봉 - 하청량

 

* 산행시간 : 5시간 20분

 

728x90

'山 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공룡능선  (0) 2012.10.07
설악산 자진바위골  (1) 2012.09.22
설악산 화채능선  (0) 2012.08.25
지리산 종주(7)  (0) 2012.08.05
대야산  (0) 2012.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