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꿈
삶은 꿈이다.
산을 오르는 일도
또 그 산을 내려 오는 일도
모두 한 편의 꿈일 뿐이다.
가끔은
꿈속에서도 욕망을 다툰다.
그 욕망이 도를 넘을 때쯤 꿈에서 깬다.
그때의 허무함은 무상함이다.
삶이란 조금 더 긴 꿈에 다름아니다.
꿈같은 삶을 살면서
우리는 탐욕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치졸한 욕망에 얽매여 살아간다.
꿈속에서 우리가 가졌던 욕망이란 허무함의 표상일텐데도
우리는 탐욕을 놓지 못한다.
꿈속에서만큼은
욕망을 내려 놓을 수 없을까.
무상한 허무를 굳이 가슴에 담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삶이 꿈이라면
우리는 삶속에서도 탐욕은 스쳐가는 바람 같은 것임을 명심하자
이 꿈 깨고나면
한줄기 바람인 것을
더 많이 가진들 무엇하겠는가
바람이 무거우면
더 멀리 날아가기 힘들다는 것은
꿈을 꾸지 않고도 알 수 있을텐데
또 다시
꿈을 꾸면
더 많이 가지려고만 한다.
[상원사]
[중대사자암]
[적멸보궁]
진고개 들머리에서 동대산 능선에 올라 비로봉을 거쳐 상원사로 내려 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자연은 언제나 인간의 생각대로 호락호락 하지 않다.
동대산 정상까지 겨우 눈을 헤치며 올랐으나 더 이상은 이어갈 수 없었다.
허리까지 빠지는 눈을 뚫고 무리하게 산행을 이어간다는 것은 무모한 시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산 속에 갇혀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을 다독이며 동피골 주차장으로 하산을 시도했다.
그리 길지 않는 하산길이지만 눈이 깊어서 녹녹하지는 않았다.
자연 앞에서 상황에 따라 포기를 결심하는 것은 지혜로움일 것이다.
동피골 주차장에서 상원사까지 도로를 따라 걸어와서
상원사, 중대사자암, 적멸보궁까지 다녀왔다.
포기 할 줄 아는 겸손 덕분에 적멸보궁에 들러 부처님 진신사리를 친견 할 수 있었다.
욕망을 내려 놓을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다는 지혜를 얻은 하루가 행복하다.
* 일 시 : 2011년 11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