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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오는가
대수롭잖은 일이야
갈 데가 없으니 기웃거리겠지
나는 다 안다
바쁜척하며 허둥대는 것을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잖아
이름도 알 수 없는 향기를 담아오겠다고 너스레 떨 때부터
별 기대도 안했어
괜스레 심사 고단한 사람 붙잡고
시비걸량이면
발자국소리도 내지 말고 다녀가던지
이왕 다녀갈 량이면 대여섯 달쯤 놀다 가던지
네가 안 오면
누가 섭섭할 줄 알고
눈썹하나 꿈쩍할 줄 아나
안 온 듯이 갈 량이면 그냥 못 본 듯이 지나가게
나는 파란 하늘에 대고
어제까지 더웠는데
갑자기 추워졌다고
목 핏줄이 서럽도록 외쳐 댈 것이다.
어차피 가을은 있으나마나
괜히 성가시게 왔다 갔다 하느라
헛힘 빼지 말고
잔기침소리 들리기 전에 서둘러 떠나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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