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회 매경오픈(2010년)
자식과 골프는 제맘대로 안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운동을 하고 취미생활을 하는 것은 삶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풀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수 있다.
골프라는 운동도 그중에 하나 일 것이다.
그렇지만 골프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될 것이다.
매번 필드에 나갈 때에는
혹시나 하고 나가게 되지만 되돌아 올 때에는 역시나 하고 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쉽지 않은 골프에
한 번 발을 들여놓게 되면 쉽게 손을 놓을수도 없다.
골프는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스트레스를 쌓는 경우가 더 많은데 왜 그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맴맴돌고 있는 것일까.
골프는
골프 운동 자체가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하지만
본인이 갖고 있던 온갖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골프를 하는 동안은 다른 스트레스에 마을을 두지 않아도 된다.
오직 골프 그 자체의 스트레스에만 집중해서 해결하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버디라도 하게되면 순간적으로 모든 스트레스를 홀 안에 집어넣는 매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골프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매번 골프에서 손을 떼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쉽게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골프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풀기 보다는
다른 스트레스를 골프 스트레스로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골프가 잘 안 될 때에는 그 스트레스를 즐기면 되는 것이 아닐까.
매경오픈이 열리는 남서울CC 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아내와 함께 도시락과 막걸리를 준비해서 소풍 겸해서 겔러리로 참석했다.
구름떼같은 인파가 몰려서 메이저 대회의 위용을 실감케 한다.
작년에는 김대현 선수가 마지막까지 경합을 하다가 밀렸는데
올해는 한층 더 성숙된 기량으로 분위기를 압도한다.
그가 드라이브로 티샷을 하면 예사로 330yards가 날아간다.
내가 골프를 하는 것보다도 더 속 시원하다.
결국 김대현 선수가 올해의 킹이 되었다.
그의 호쾌한 드라이브 때문에 당분간 나는 그의 팬이 될 것이다.
* 일 시 : 2010년 5월 9일
* 장 소 : 남서울 CC
* 우 승 : 김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