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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용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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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중앙선 기차를 타고 산으로 향한다.

기차는 무탈하게 산을 오를 수 있을까.

글쎄..

가봐야 알겠지.

아무래도 무리일거 같아.

어떻게 기차가 산을 오를 수 있지.

바보야..

기차를 타고 가다가 양평역에 내리면 기차를 배낭에 넣고 산에 올라가면 되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기차를 타고 산행을 떠난다는 것은 색다른 체험이고

알지 못할 설레임이 인다.

 

 

양평역에 내려 기차를 억지로 배낭에 구겨 넣고

세수골 초입에 이르니 깃대봉이 앞을 막고 있다.

빨간 깃대가 있는 봉우리

저기가 백운봉일까.

힘을내자.

어라.. 깃대가 있는 봉우리를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 헬기장에 올랐다.

이제야 백운봉이 보인다.

기운 빠지는 일이다.

힘은 들지만 사진이나 한 컷하자.

 

 

깃대봉의 정상에 빨간 깃대가 바람을 켜고

깃대 너머 남한강이 굽이쳐 흐른다.

여기까지 오르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백운봉까지 어떻게 오르지..

죽기야 하겠어.

쭉 뻗을 때까지 가보는거지 뭐..

인생 뭐 있어.

 

 

드뎌 백운봉 정상이다.

너무나 멀게만 보였던 백운봉 정상을 밟는 기분은 그런대로 괜찮다.

백운봉에 올라서니 용문산 정상이 보인다.

저기까지가 또 천리구나.

아휴... 힘들어

 

산행을 하면서 정상을 밟는다는 것은 정상을 올랐다는 의미보다는

정상을 품어 안으면 산 기운을 얻게 되므로

에너지가 소진되어도 정상에 서면 다시 산행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산인에게는 정상이 필요하다.

 

 

백운봉에서 용문산에 이르는 길이 예사롭지가 않다.

바위가 많아서 밧줄에 매달리는 횟수가 잦고

숨어 있는 작은 봉우리들을 넘는다는 것은 산행을 쉽게 지치게 만든다.

힘들여 걸어도 줄어들지가 않는다.

선뜻 산행에 따라 나선 것이 후회스럽기까지하다.

왜! 만용을 부렸을까.

그렇다고 만용을 나무랄수는 없다.

인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만용 하나만 믿고 살아 갈터인데...

어쩌면 만용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잘난 유전인자 인지도 모를 일이다.

비록 오늘이 후회스럽더라도

만용을 부릴 때는 숙명처럼 부려가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용문사에 다다르니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푹 주저않고 싶다.

그렇지만

1,100 여년이 되었다는 은행나무 앞에 서서

잠시 잊었던 나를 찾는다.

그래서 나는 다시 또 산행을 꿈 꾼다.

여러 산우님들의 우려와 박수 속에 멋진 산행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 일     시 : 2010년 2월 6일

 

* 산 행 로  : 양평역 - 세수골- 헬기장 - 백운봉 - 장군봉 - 용문산 - 마당바위 - 용문사

 

* 산행시간 : 8시간

 

*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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