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두봉 - 백두대간
백두대간을 따라 남에서 북진해 오던 산 사람들을 따라 나섰다.
매월 두번씩 대간을 이어온지 2년째다.
이제 그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들은 2년동안 호흡을 맞춰온터라 우애가 돈독하고 산을 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이번 산행은 삼척에서 강릉으로 이어지는 석두봉 구간이다.
엉겁결에 그들을 따라 나섰다가 혼쭐이 났다.
게릴라처럼 산길을 다니는 사람들..
그들에게 산은 또 어떤 의미였을까.
억센 호흡으로 그들을 쫒으며 산의 의미를 되새겼다.
산에 오르면 세상을 넓게 품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으므로 겸손을 배울 수 있다.
세상 살면서 졸아들때로 졸아들어 옹졸해진 마음의 빚을 내려 놓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산에 오른다.
석두봉 구간은 경관이 빼어나지도 않고 좀처럼 조망이 열리지 않는다.
금강송들이 쭉쭉 뻗어 있어 창은 하늘로만 열려있다.
고개를 쭈욱 빼고 산 아래를 보려해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자칫 겸손을 잃어버리고 가볍게 우쭐거릴까봐 창을 열어주지 않나보다.
그래서
나는 오직 앞길만 보고 걷는다.
된 호흡과 내 심장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피로 세상의 시름을 재어본다.
산은 언제나 거기에 있고
나는 그의 심장에 내 뜨거운 약속을 내려 놓는다.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겸손이다.
* 산행일시 : 2009년 2월 22일
* 산 행 로 : 닭목재 - 화란봉 - 석두봉 - 들미골 - 삽답령
* 산행시간 : 4시간
* 위 치 : 강원도 삼척, 강릉시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