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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山 行

삼각산

by 桃溪도계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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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늙어 간다.
내가 늙어가는 만큼 친구도 늙어 간다.
하지만 슬퍼할 일은 아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인생을 사랑한다는 반증이니까.

친구와 산행을 함께 하기로 5개월 전에 마음을 정했다. 까마득한 시간이라 생각하고 호주머니 깊숙이 넣어 두었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은 아니었나 보다. 엊그제 약속인 듯 가슴 언저리에 선명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났던 친구와 나는 둘만의 시간을 가진 기억이 없다. 환갑을 지난 나이에 객쩍게 산행길에서 둘이서 동행을 한다는 일. 가벼운 걸음일 수도 있겠지만 쉬운 걸음이 아닐 수도 있겠다 생각하면 참으로 귀한 시간이다.

산정에서 막걸리 한 잔 나누는 일 또한 아까시 향기가 귀밑으로 스며드는 행복감이다. 산행을 함께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니 오랜 연인을 만나는 듯 기쁜 일이다. 길을 잘못 들어 다소 어색한 낯선 길에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슬기로운 신뢰가 있었기 때문일 거야.

친구야!
인생 별거 없더라.
좋은 사람들과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좋은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아름답게 늙어가는  길이다.
우리 그렇게 사랑하자.

[산행 일시] 2023년 5월 13일
[산행 경로]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 - 북한동 - 백운봉 암문 - 백운대 - 숨은 벽 - 밤골(8.5km)
[산행 시간] 6시간


 

쪽동백
매화말발도리
백운대 정상

 

만경대
인수봉
노랑제비꽃
병꽃

 

숨은벽
각시붓꽃

 

팥배나무
해골바위
노린재나무
팔리빈 라일락
개옻나무
국수나무
노랑선씀바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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