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철원 DMZ 마라톤
마라톤은 요행으로 이뤄 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준비가 많이 모자랐지만 혹시나 컨디션이 좋으면 잘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헛 꿈이었다.
마라톤은 그렇게 만드는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는 하루였다.
철원에서 마라톤을 뛴다는 일은 새로운 경험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군인이 총부리를 겨누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비무장지대를 넘나드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더구나 최근에는 목함지뢰 도발로 남북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그곳에서 마라톤을 한다.
도발적인 발상임이 분명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
마라톤대회는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모여드는 특징이 있어서 통제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군과 경찰의 협조하에 비교적 조용히 마무리 하였던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철원군민의 헌신적인 봉사였다.
자원봉사 나온 학생들도 해맑은 미소로 우리들을 반겨주고
너른 철원평야의 벼들은 벌써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일부 논에서는 벼베기를 마친 곳도 있었다.
자식같은 군인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용모가 마음에 들었다.
일 년에 딱 한 번 민간인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기회...
그들 중에는 마라톤에 도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젊은 패기로 덤비다보니 중간에 힘들어 하는 친구들에게 어른들이 다가가 힘을 북돋워주는 모습도 예사롭지 않았다.
마라톤은 언제나 힘들다.
들판을 가로지르며 힘들어 하면서도 또 다시 전의를 불태우는 마라토너들...
그들의 멋진 에너지가 긍정의 사회를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하리라 믿는다.
* 일 시 : 2015년 9월 6일
* 기 록 : 4시간 10분 22초(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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