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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詩, 詩 調

가을아 오는가

by 桃溪도계 2011.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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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오는가


대수롭잖은 일이야

갈 데가 없으니 기웃거리겠지

나는 다 안다

바쁜척하며 허둥대는 것을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잖아

이름도 알 수 없는 향기를 담아오겠다고 너스레 떨 때부터

별 기대도 안했어


괜스레 심사 고단한 사람 붙잡고

시비걸량이면 

발자국소리도 내지 말고 다녀가던지

이왕 다녀갈 량이면 대여섯 달쯤 놀다 가던지


네가 안 오면

누가 섭섭할 줄 알고

눈썹하나 꿈쩍할 줄 아나

안 온 듯이 갈 량이면 그냥 못 본 듯이 지나가게


나는 파란 하늘에 대고

어제까지 더웠는데

갑자기 추워졌다고

목 핏줄이 서럽도록 외쳐 댈 것이다.


어차피 가을은 있으나마나

괜히 성가시게 왔다 갔다 하느라

헛힘 빼지 말고

잔기침소리 들리기 전에 서둘러 떠나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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