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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 行

속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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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가을을 찾아 떠났다.

혼자가 아니라. 오랜만에 단체 산행이다.

가을은 내가 찾지 않아도 스스로 올 길은 오고 갈 길은 가겠지만,

우리는 대단한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처럼 가을을 마중간다.

언제나 그랬듯이 산에 오르기전에는

조금의 설레임과 두려움이 조우한다.

 

 

 

회사 야유회를 겸한 산행이어서

빠뜨릴 수 없는 절차가 있다.

이렇게 카메라를 모두 바라보고 찍는 단체사진.

언뜻 유치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중에 세월 흐르고나면

그만큼 더 정감이 가는 모습이다.

 

산행 초입부터 단풍잎이 예사롭지 않다.

아마 단풍 절정기에 속리산을 찾는 행운을 얻었나보다.

 

 

 

아니나 다를까

호흡이 가빠질무렵..

형형색색의 고운 단풍잎이 우리를 반긴다.

예를 갖추고 인사를 나눈다.

멋진 산행 되라고 격려해준다.

우리도

고운 단풍에게 행복한 가을 멋지게 보내시고 추운 겨울 준비 잘 하시라 건넨댜.

 

 

 

 

 

 

 

오송탐방지원센터에서 들머리를 잡았는데...

문장대로 오르는 산길이 가파르고 돌계단이 많다.

그만큼 더 지름길이기도 하다.

삶이 그렇다.

음과 양의 조화로운 세계에서 그 조화를 잘 이해하면 편하게 살아 갈 수 있다.

하늘이 언뜻언뜻 보인다.

정상이 가까웠나보다.

 

 

 

 

 

 

 

문장대 정상에서 바라본 산풍경이다.

가뭄이 길어져서

산은 갈증에 타들어가고 있다.

단풍이 들기보다는 먼저 말라버린다.

이 산에게

물 한잔 건네고 싶다.

목울음 거치고 한잔 쭈욱 들이키며 세상에 넉넉함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문장대의 정상은 혼자 바위가 오똑 선 모습을 하고 있다.

문장대에 오르면

사방이 탁 틔인다.

거침없이 사방 천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가슴도 풍족해진다.

흐린 하늘이 아쉽다.

 

 

정상기념 사진을 빼 놓을수는 없다.

행복한 모습..

힘찬 내일을 위하여

화이팅!

 

문장대는

큰 암봉이 하늘높이 치솟아 구름속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운장대라 불렸는데..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하고 있을때

꿈속에서 귀공자가 나타나

"인근의 영봉에 올라가서 기도를 하면 신상이 맑아질것" 이라는 말을 듣고 찾았는데

정상에 오륜삼강을 명시한 책 한권이 있어

세조가 그 자리에서 하루종일 글을 읽었다하여 문장대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문장대에서 천황봉으로 이어가는 능선길은...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도열하듯 행열을 잇고 있다.

틈틈이 단풍잎들이 손을 내밀어 반긴다...

벅찬 행복이다.

세상에 태어나 그리 잘 한 짓도 없고

남을 위해 특별히 봉사한 기억도 없는데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니 ..

그래도 행운이 있었나보다.

 

 

 

 

 

 

문장대에서 천황봉에 이르는 길에서

돌문을 만났다.

신기하게 생긴 돌문을 지나면서

돌문이 품고 있던 영험한 기운을 얻는다.

피로를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

 

 

 

 

천황봉 정상...

풍경이 문장대만큼 열리지 않는다.

오히려 문장대쪽으로 바라보는 풍경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법주사로 하산한다.

단풍이 절창이다.

봄부터 게으름 피우지 않고 준비했던 형형색색의 이 아름다움을 혼자 차지하기에는 송구스럽다.

간혹 몇몇 사람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과 함께 하더라도 산은 덤이 남는다.

속리산은

문장대를 오르는 사람들은 많이 붐비지만

천황봉에는 그 흔적 남기기를 꺼리나보다.

 

 

 

 

 

어느듯 해가 기운다.

가을 산은 해가 떨어지기 바쁘게 어둠이 몰려올텐데..

서둘러 하산해야겠다.

주변 풍경 돌이켜 볼 겨를도 없이

하산을 재촉한다.

 

 

 

속리산은 법주사라는 큰 사찰을 끼고 있다.

법주사 근처에서 우리는 숙소를 정하고 속리산의 멋진 기운을 마음껏 품었다.

에너지가 풍부한 공기를 마시고 아침에 일어나니..

세포들이 생기를 얻는다.

이렇게 멋진 기운을 얻고

근처 정이품송에 들러 마무리 단체 사진을 찍으며

속리산을 접는다.

다음에 만날때까지 안녕...

 

* 일      시 : 2008년 10월 17일

 

* 산 행 로  : 오송탐방센터 - 문장대 - 천황봉 - 법주사

 

* 산행시간 : 5시간

 

* 위     치 : 충북 보은군, 경북 상주시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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