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산
인생이 뭐 별거더냐..
흐릴 때는 흐린대로 살고
밝은 날은 그런대로 사는거지.
흐리다고 늘 흐린 날만 있는 건 아니지.
사노라면 언젠가는 오늘 같이 밝은 날도 있는 법일세.
황장산은
백두대간의 중심에 걸쳐 있어 그 기백이 좋다.
자신의 튼실한 등줄기를 닮은
딸린 식솔들도 그 위세가 만만하지 않다.
하늘에 구름이 많지만 청량함이 더 없이 좋은날이다.
오히려 구름이 햇빛을 가려주기에 시야가 끝없이 트인다.
가느다란 붓으로 보일락 말락 연하게 그은 능선의 끝자락...
저 끝에는 어떤 꿈이 있을까.
산이 있어서 행복하다.
그 산에 발을 딛고 있는 내가 자랑스럽다.
그것 뿐이랴.
이렇게 멋진 조망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더 아름다우랴.
한 때는 산을 왜 오르는지 몰랐다.
악을 쓰며 산에 오르는 자들에게...
자연을 헤치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억지를 썼다.
그렇다.
산에 오르면 산에서 삶을 이어가는 산 친구들에게 이로울게 없다.
그들은 산을 사람들에게 내어줌으로써
사람들이 �어내는 욕망이 담긴 독을 마셔야한다.
하지만,
사람도 자연의 한 부분이라면...
산은 인간을 배척 할 필요는 없다.
적당히 인간의 때를 묻히고 살핌으로서
인간마저도 품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한다.
그것은 무한한 포용력을 가진 아름다운 자연이다.
내가 산에 오르는 이유를
억지 변명처럼 늘어놓는다 하여
내가 삐치고 내가 성낼 뿐, 산은 삐치거나 토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산의 위대한 힘이다.
일상의 때를 벗어버리고자 산을 올랐지만..
그 산에
나의 때를 버릴 곳은 없다.
그냥...
내가 호흡하고 산이 내 친구가 되어 줄 뿐이다.
산은 늘 그랬다.
힘들어도 짜증내는 법이 없으며..
좋다고 호들갑을 떠는 법이 없다.
그냥 무던하게..
오는 손님 내 �지 않고
가는 손님 말리지 않는다.
산에서 만나는 산 친구들...
그들이 신선이다.
때때로 나도 신선이 되는 꿈을 꾼다.
왜 신선은 산에서만 살아갈까.
하산을 할때마다
힘든 고통으로부터 해방됨을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산과 헤어짐을 아쉬워한다.
내일 또...
산에 오르게 되면..
똑 같이 그렇게 생각 할 것이다.
산은 내마음을 알까.
* 일 시 : 2008년 8월 24일
* 산 행 로 : 안생달 - 차갓재 - 황장산 - 폐맥이재 - 벌재 - 저수령
* 산행거리 : 약 15km
* 산행시간 : 6시간
* 위 치 : 경북 문경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