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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동행
記 行

서오릉

by 桃溪도계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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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걷는 이 길은 꽃길입니다.
선조들이 묵묵히 걸어온 고생 길이 꽃 길이 되기까지 오백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왕릉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전하게 보존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생물자원도 대체로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 후손들은 훌륭한 공원을 선물 받았습니다. 휴일을 맞은 서오릉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와 봄볕을 따라 걷는 모습들이 너무나 여유롭고 행복해 보입니다.
 
서오릉을 산책하면서 작년에 다녀온 영국의 유명한 Park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영국 시내에 있는 공원들은 평지에 조성되어 있고, 아름드리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차 있어서 압도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사람들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비치복 차림으로 자유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에서 자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 군데 돌아다녀 보니 공원의 모습이 똑같아서 금방 식상해졌습니다. 영국 공원은 시민들의 접근이 편하고, 그 속에서 운동이나 일광욕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마당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반면에 조선왕릉은 산을 배경으로 조성되어 걷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산책 길을 따라 조그만 산을 넘으면 릉이 이어지고 꽃과 새들의 환영이 이어져 살가운 정이 뚝뚝 묻어납니다. 계절에 따라 옷 색깔을 바꾸고 호흡으로 느껴지는 공기의 색깔도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영국 공원과 달리 시민들의 휴식만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문화유산의 터에 잠시 짬을 내어 휴식공간을 빌어 쓰는 개념이므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거나 일광욕을 즐길 수 없는 제약이 따릅니다. 
 
영국의 시민 공원이 무뚝뚝하고 개방적인데 반하여 조선왕릉은 숲이 오밀조밀하고 자생하는 꽃과 나무들이 아기자기한 감성을 자아냅니다. 그런 면에서 조선왕릉은 공원이라기보다는 정원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밋밋한 공원보다는 자연에 녹아들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정원이 더 좋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생활 속에서 가끔 왕릉에 들리면 깔끔하게 정화가 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 길을 물려준 선조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중히 잘 보존하고 가꿔야겠습니다. 
 
[조선왕릉(朝鮮王陵)은 18개 지역에 흩어져 있고 총 40기에 달한다. 1408년부터 1966년까지 5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왕릉은 선조와 그 업적을 기리고 존경을 표하며, 왕실의 권위를 다지는 한편 선조의 넋을 사기(邪氣)로부터 보호하고 능묘의 훼손을 막는 역할을 했다. 왕릉은 뛰어난 자연경관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보통 남쪽에 물이 있고 뒤로는 언덕에 의해 보호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이며, 멀리 산들로 둘러싸인 이상적인 자리를 선택해 마련되었다. 왕릉에는 매장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례를 위한 장소와 출입문도 있다. 봉분뿐만 아니라 T자형의 목조 제실, 비각, 왕실 주방, 수호군(守護軍)의 집, 홍살문, 무덤지기인 보인(保人)의 집을 포함한 필수적인 부속 건물이 있다. 왕릉 주변은 다양한 인물과 동물을 조각한 석물로 장식되어 있다. 조선왕릉은 5,000년에 걸친 한반도 왕실 무덤 건축의 완성이다.](출처 :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일    시] 2023년 4월 22일
 

각시붓꽃
매발톱
산사나무
둥글레
콩제비꽃
명릉[숙종과 두번 째 부인 인현왕후 민씨, 세번째 부인 인원왕후 김씨의 능]
병꽃
조팝나무
명자꽃
병아리꽃
덜꿩나무
제비꽃
애기나리
철쭉
제비꽃
양지꽃
창릉[예종과 두번째 왕비 한씨의 능]
홍릉[영조의 첫번째 왕비 정성왕후 서씨의 능]
은방울꽃
벼룩나물
미나리아제비
대빈묘[숙종의 후궁을 거쳐 왕비가 되었다가 폐위 된 희빈 장씨의 묘]
경릉[세조의 맏아들인 덕종(추존)과 소현왕후 한씨의 능]
봄망초꽃
순창원[명종의 맏아들 순회세자와 공희빈 윤씨의 능]
야광나무
산수유
벚꽃
꽃마리
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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