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 行

청남대 기행

桃溪도계 2006. 5.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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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기행

 

 

오월의 푸른 햇살이 대지를 감싼다. 아름답다는 말 외에 달리 수사가 필요없다. 여유로운 대지의 푸르른 사랑을 듬뿍 받으며 대청댐을 향한다. 문의리 주차장에서 청남대 전용 좌석버스를 갈아타고 댐 주변 도로를 따라 20여분 들어가면 청남대가 아무렇지도 않은듯 무뚝뚝하게 반긴다.

 

 

연일 호기심에 가득찬 인파로 북적댄다. 5공화국시절에 만들어진 대통령 별장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호기심은 더욱 커진다.

  

 

전체적인 지형으로 봤을때 청남대는 천하의 요새다. 외부의 사람들이 청남대에 접근하려면 10킬로미터 이상을 편도 일차선 도로를 타고 쭈욱 들어와야 한다. 중간중간에 차단할 수 있는 요건이 견고하고, 도로의 한쪽면은 호수이고 반대편은 산이다. 그 도로가 유일한 도로이며 나머지는 산이고 절반은 댐이므로 접근하기가 여간 곤란스럽지 않다. 대통령이 안전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안락한 곳이다. 만일 무슨 변고가 생기더라도 대통령은 전용 보트를 이용해서 대청댐으로 피신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전체 면적은 50만평정도 된다고 한다. 3홀짜리 골프장이 있고, 고속 보트가 두대 준비되어 있다.

양어장도 마련되어 있고, 낚시를 할 수 있는 장소도 있다. 나머지 시설은 별개 없고 그냥 산책로로 구성되어 있다. 대체로 아름다운 별장지라고 생각된다.

 

 

 

본관은 2층이 대통령 전용 가족실로 꾸며져 있고, 1층은 참모들의 거처로 사용된 구조다. 내부의 가구나 인테리어는 대체로 소박한편이라고 생각된다.

 

 

25년전 구테타로 정권을 창출한 5공화국 전두환 대통령이 쿠테타와 군사정권을 계승했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이 별장에 와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미래를 위해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을까. 그나마 본인이 쿠테타를 성공한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그냥 재수 좋아서 대통령 되었으니 희희낙낙 했을까.

 

 

청남대는 쿠테타의 오른팔을 담당했던 장세동 경호실장이 주축이되어 6개월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추진력이다. 이 정도 규모의 별장을 6개월만에 만들어 낸다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군기로 뭉친 군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대통령 권력이 하늘에 닿는다 해도 6개월만에 이정도의 시설을 만든다는건 숨겨진 희생이 과하진 않았을까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제대로된 참모를 꼽으라면 나는 장세동을 제 1의 인물로 꼽는다. 그가 군인이든 말든, 군사정권의 꼬봉이든 말든 상관없이 상관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자기의 모든 신뢰를 걸 수 있는 사람. 그가 진정한 참모다. 물론 훌륭한 참모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리더가 있어야 하겠지만, 장세동 그가 행한 모든 행동들은 잘못된 부분도 많고, 모순된 부분도 많겠지만 그의 참모로서의 인물됨됨이는 자랑할 만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되고나서 첫 휴가를 청남대에서 보내고는 청남대를 충청북도에 기증해 버렸다. 무슨 의미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군사정권의 잔재를 싸그리 없애겠다는 의도였는지, 아니면 대통령 전용 별장같은건 사치라고 생각해서 그랬을까. 그랬다면 계룡대에 다시 별장을 만드는 우를 범하진 말아야 했겠지.

  

청남대가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이 생겼지만, 되돌아 오면서 많은 생각이 점철된다. 대통령은 전용 별장이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어느정도의 규모여야 할까.

지난 사람들의 행적이 불편하다고 대통령마다 별장을 만든다면 국비를 낭비하는 행태는 아닐까.  

 

청남대

아름다운 별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1. 일      시 : 2006년 5월 1일

2. 장      소 : 충청북도 청원군 대청댐... 청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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