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行
삼각산 숨은벽
桃溪도계
2022. 10. 3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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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내 가슴에도 단풍 들겠네.
가을이 떠나려나 노심초사 조바심을 떨쳐내지 못한 채 치맛자락을 겨우 잡았다. 가을은 거기에 있었고 우리는 가을 속으로 들어갔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가을을 안고 조용히 침잠한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그가 우리 곁을 훌쩍 떠나버릴까 두려웠었는데, 산속의 가을은 떠나는 게 아니라 성숙해지고 있었다. 단풍이 들면 낙엽이 떨어질 테고 낙엽을 떠나보낸 나목은 홀로 겨울을 맞게 될 것이다. 그래도 꿈쩍도 않는다. 의연한 그의 모습에서 숙성된 철학을 배운다.
산길은 언제나 그랬다. 갈 길은 보이지 않지만 지나온 길은 선명하게 그릴 수 있었다. 인생도 그렇다.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우리는 묵묵히 앞만 보고 걷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뒤돌아 보며 지나 온 길을 기억한다. 그 기억을 더듬으며 다가올 앞날의 길라잡이로 삼는다.
[산행 일시] 2022년 10월 29일
[산행 경로] 북한산성 입구 - 대서문 - 중성문 - 용암문 - 백운봉 암문 - 숨은 벽 - 밤골 지킴터(10km)
[산행 시간] 5시간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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