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 行

석모도 기행

桃溪도계 2017. 11. 1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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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기행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두 세번 가 본적 있다.

배를 타는 순간 석모도는 이국적인 풍모를 지닌 곳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낮설게 느껴지는 설레임이 여행의 풍취를 더한다.

섬에 머물면 다시 육지로 나가야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곳.


그러나 이제는 옛일이다.

석모대교의 개통으로 석모도는 강화도의 한 자락일뿐.

섬이 아니다.

강화도처럼 치마만 입었을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석모도.


그렇지만 아직 향기는 남아있다.

보문사 노란 은행잎이 마지막 가을을 밝히고

마애석불좌상은 꿈쩍않고 바다를 내려보며 뭇 중생들의 번민을 새겨듣고 염화미소를 남긴다.

아무래도 할 일이 더 많아질듯.

진종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수능일이 가까워진 탓도 있겠지만

석모도는 더 이상 여성이 아니라 접근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리라.


석모도에 발길을 닿을 때마다 고즈넉한 풍경이 좋았다.

더구나 만추의 석모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접근하기 수월해서 더 좋아진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유로 사람들이 붐빈다.

발길을 돌려 또 다른 석모도를 찾아야하나?

다시 번민이다.

삶이기 때문일게야.














* 일      시 : 2017년 11월 12일


* 장      소 : 강화 석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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