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 行

현대미술관

桃溪도계 2013. 4. 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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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

 

봄이 오는지 가는지도 모른채

꽃은 피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꽃이 지고...

 

사람들의 행렬은 무슨 의미일까.

흐드러진 꽃을 보고도 웃음이 없다.

우산 하나씩 받쳐 들고

다소 근심이 있는 듯한 모습으로

묵묵히 수행자들 처럼 자기 갈 길을 간다.

비 때문일까.

나들이 나온 연세 지긋한 친구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웃는다.

목적지가 어디였을까.

 

미술관을 지키고 있는 적토마 한 마리

발길을 잡고 길을 묻는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단다.

그래서 여기 이렇게 비를 맞고 서 있다는데...

내가 묻고 싶다.

적토마 너는 어디를 가고 싶은가.

발 길이 닿는 곳 어디든 단숨에 천리를 달리고 싶은건가.

지금 서 있는 자리.

이곳이 자네가 어디를 가든 다시 돌아와야 할 곳이라면...

서둘지 말게.

세월은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으니

함께 달려야 할 이유도 없거니와

천지를 달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게.

 

봄비를 맞고 있는

벚꽃, 진달래, 개나리

그리고 적토마, 마주보고 웃고 있는 사람, 어디를 가는지 알 수 없는 행렬.

비 그치면 표정을 바꿀까.

그게 뭔 소용이겠어.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세월은 가는거야.

 

 

 

 

 

 

 

 

 

 

 

 

 

 

 

 

 

 

 

 

 

 

 

 

 

 

 

 

 

 

 

* 일      시 : 2013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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