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行

무등산

桃溪도계 2013. 1.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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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행운이라는 것.

분명히 존재하는 거야.

때로는 행운을 기대하기 때문에 힘든 일을 견뎌내는지도 몰라.

또 한 편 으로는 행운에 촛점을 맞춰 살아가다 보면 낭패를 볼 수도 있어.

단 몇 번,

행운의 기억을 매번 일어 날 수 있는 상황이라 착각하고 거기에 기대 살아가다 보면 자신을 온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어.

 

무등에 오르기로 결행하고는 산악회를 찾았다.

간신히 한군데를 찾았는데 집합장소가 너무 멀어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포기해야했다.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오대산을 향하여 나침반을 돌렸다.

아직 겨울 오대산의 설경을 접해보지 못한 터라 나름대로 명분도 갖췄다.

그런데 좌석에 여유가 없다.

동행하기로 했던 지인들에게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럼 어디로 갈까.

아무데나 점 찍자.

어디로 가던지 가기만 하면 되는거야.

그러던중 눈자위가 멈추는 곳.

'무등산'

당초 마음에 담았던 터라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

이건 왠 떡.

망설임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난생 처음 무등에 오를 수 있었다.

그것은 행운이었다.

 

올해부터 국립공원으로 지정 된 무등산은 남도의 든든한 자부심이었다.

관할 지방단체, 방송국 등에서도 홍보에 열을 올리느라 심심찮게 인터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등산 자락에 서서 올려보는 순간 적잖은 기대감이 일었다.

산등성이에 흰 두건을 둘렀다.

상고대를 볼 수도 있겠구나.

이건 또 왠 떡.

아니나 다를까 산정상에는 하얀 상고대가 거침없이 열렸다.

나무마다 팝콘이 주체할 수 없을만큼 열렸다.

도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황홀감을 감출 수가 없다.

감춰봐야 별 의미도 없을 듯하다.

가슴을 양껏 열었다.

 

서석대, 입석대를 지나면서 기이한 자연 현상에 방점을 찍는다.

수억년을 저렇게 꼼짝않고 서 있느라 고생 좀 했겠다.

내가 지나가고 나면 넘어질지도 몰라.

내가 올 때를 기다리며 도열하느라 너무 많이 지쳤을거야.

반듯하게 선 바위 틈에 간간히 핀 눈꽃이 웃는다. 

나도 따라 웃는다.

무등에 올라서 상고대를 만난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어쩔 수 없는 행운일 뿐이다.

 

행운은 기다리면 오는건가.

그건 아니겠지.

아니다. 행운은 언제나 온다.

다만, 우리가 그것이 행운인지 모를 뿐이야.

그러면 행운은 어떻게 찾는건가.

찾는다고 찾겨지면 그게 뭔 행운이겠어.

그냥 일상이겠지.

 

행운은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한 사람의 눈에 잠시 느껴질 뿐이야.

 

 

 

 

 

 

 

 

 

 

 

 

 

 

 

 

 

 

 

 

 

 

 

 

 

 

 

 

 

 

 

 

 

 

 

 

 

 

 

 

 

 

 

 

 

 

 

 

 

 

 

 

 

 

 

 

 

 

 

 

 

 

 

 

 

 

 

 

 

 

 

 

 

 

 

 

 

 

 

 

 

 

 

 

 

 

* 일      시 : 2013년 1월26일

 

* 산 행 로  :증심교 - 토기등 - 동화사터 - 중봉 - 서석대 - 입석대 - 장불재 - 중머리재 - 증심사

 

* 산행시간 : 4시간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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