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강길 마라톤(Full - 15)
2012년 한강길 마라톤
한 해를 맞고 한 해를 보낸다는 것.
일상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우리는 나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올 한 해 함께 뛰며 좋은 일에는 서로 웃고
아픈 일에는 서로 위로하며 격려했던 일들을 정리하는 의미로 마지막 레이스를 한강변에서 가졌다.
출발 시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레이스 중반을 넘으서면서부터 강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맞바람을 이기려고 애를 써 보지만 힘에 부친다.
레이스 종반에는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난다.
연습 부족임을 익히 아는터라 누굴 원망하랴.
오직 내 자신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지만
냉정하게 자신을 들여다 보면 자기 혼자 임을 알게 된다.
좋은 일도 그리고 나쁜 일도
그 시작과 끝맺음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
주변으로부터 도움은 받을 수 있겠지만
매듭은 자신이 풀어야 한다.
마라톤 도중에 힘에 부칠 때마다 별 별 생각을 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1km 만 도움을 받을 수 없을까.
마라톤 거리를 줄여주면 좋겠다.
다음부터는 마라톤을 하지말까.
끝까지 달려서 뭐할까.
그냥 멈추면 세상이 달라지는걸까.
모두가 실현 가능하지만
그 어떤 유혹도 뿌리치며 끝까지 달린다.
간혹 부상 때문에 중도에 멈추는 경우는 있어도 힘드는 순간을 회피 할 목적으로 멈추지는 않는다.
그것이 마라톤이다.
올 한 해
무사히 결승점에 올 수 있었음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기나긴 장도에서 힘든 여정을 마무리하며 내년을 기약한다.
* 일 시 : 2012년 12월 2일
* 코 스 : 미사리 조정경기장 - 한강변 - 여의도
* 기 록 : 4시간 01분 21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