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구미 - 두타연
비수구미 - 두타연
참새들처럼 짹짹거리며 소풍가던 날.
몸과 마음이 들떠는 기분은 많은 세월이 흘러도 매양 한가지다.
가을 소풍나들이를 어디로 가면 좋을까.
다함께 편하게 갈 수 있는 여행이면 좋겠다는 의견.
비수구미- 두타연 트레킹을 결행.
비수구미 마을은 예전에 화전민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세 가구만 옹기종기 흔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천댐이 생기면서 파로호에 고립되어 육지 속 섬마을이 되어버린 곳입니다.
해산령에서 트레킹을 시작하여 비수구미 마을로 들어가는 계곡 길에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갈수록 비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편안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재잘거리는 웃음 속에 가을날의 아름다운 추억이 새겨집니다.
최근에 비수구미 마을이 트레킹 코스로 알려지면서 마을에서는 산채나물밥을 제공하여 생활을 보태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여행의 추억 한 페이지에 기억 될 만한 산채나물 밥.
푸짐하고 부드러운 나물을 듬뿍 넣어서 비벼 먹는 맛.
강원도의 힘과 정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추억이었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돌아 나오는 길.
우리는 보트를 타고 파로호를 가로질러 다시 육지에 도착합니다.
자지러지는 듯한 함성으로 파로호를 흔들어 봅니다.
이색적인 경험은 삶을 새롭게 각색하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두타연은 금강산 가는 길 초입에 있습니다.
DMZ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여행길이어서 신분 조회를 거쳐야 합니다.
단순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거슬리기는 하겠지만,
민간인이 접근할 수 없는 DMZ 라는 생소한 공간으로의 여행을 위해서는 참을 만합니다.
금강산 가는 삼거리에서 길이 막힙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걸어가도 될 듯합니다.
세상은 고요하고 낙엽이 소리없이 지는데..
여기가 어떻게 휴전을 하고 있는 중일까.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돌아서야했습니다.
그곳에서 떠들고 웃어도 세상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더 나아갈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을 뿐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수많은 세월 동안 물길을 끊지 않았던 폭포.
그 물 길에 우리들은 선을 그어놓고 서로가 침범 할 수 없는 경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쉬지 않고 흐릅니다.
첨예한 이데올로기도 물길을 따라 가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물은 자연이고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만든 거추장스러운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
물 처럼 늘 변함없는 우정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아름다운 배려를 나누며 오래도록 마음껏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일 시 : 2012년 10월 20일
* 산 행 로 : 해산령 - 비수구미마을 - 비수구미선착장 - 두타연 초소 - 금강산 가는 삼거리 - 두타연폭포
* 산행시간 : 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