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行

운악산

桃溪도계 2011. 10. 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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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

 

운악산 마루에 가을이 물들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을까.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찬사를 쏟아내는 가을에 스티브잡스는 세상을 마감했다.

엄청난 부를 이루고

인류를 위하여 혁신적인 업적을 남기고도 부족함이 있었을까.

무엇을 더 찾으려고 이렇게 서둘러 떠났을까.

아직 젊은 나이에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을텐데,

미련없이 모두 버리고 훌훌 떠났을까.

 

죽음이란

삶이 만들어낸 위대한 발명품임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지극히 자연에 순응 할 수 있는 시스템인 죽음이라는 과정을 통해

후손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기 위하여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말 없이 떠났단 말인가. 

그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열정적인 삶을 살다 간 천재를 잃었지만 슬프지는 않다.

다만 허전 할 뿐이다.

 

산에 오르면

삶과 죽음의 경계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발자국마다 세상 모든 근심을 털어내고

오늘 하루 편히 숨 쉴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할 뿐이다.

 

삶에 있어서 어제와 내일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근심을 돋워내는 촉매재에 불과하다.

우리에게는 오직 오늘,

이 순간 만이 최고의 선이며 미덕이다.

 

오늘

산에 오를 수 있고

생각 할 수 있고

말 할 수 있고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남을 위하여 배려 할 수 있고

어제가 있었다는 것을

내일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죽음은 두렵지 않다.

 

운악산

그는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까.

 

 

 

 

 

 

 

 

 

 

 

 

 

 

* 일      시 :  2011년 10월 3일

 

* 산 행  로 : 현등사 - 코끼리바위 - 남근바위 - 동봉 - 서봉 - 현등사

 

* 산행시간 :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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