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行

칠절봉

桃溪도계 2011. 5. 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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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절봉

 

산삼을 만날수도 있다는 기대감은 더 많이 설레게 한다.

산삼이 아니면 어때.

더덕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행운이지.

더덕이 아니라면 곰취 향기를 품을 수 있으면 행복하지.

곰취가 아니더라도 참취나 갖은 산나물들을 만날 수 있으면 웃을 수 있겠다.

 

용대 자연휴양림에서 발걸음을 이어가면

긴 계곡을 따라 능선애 오른다.

사람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오지이다.

가끔 매봉산을 찾는 사람들은 있지만,

칠절봉 능선을 따라 산행을 이어가는 사람은 드물다.

원시림 처럼 빽빽하게 늘어선 나무 숲 속에서 자칫 길을 잃고 헤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봉산 갈림길에서 칠절봉으로 발길을 돌렸다.

건강한 숲 속을 걷는 느낌은 행복이다.

폐부 깊숙이 내재되어 있던 오물들을 산 속에 내 놓고

나는 산이 주는 아름다운 향기를 가슴에 차곡차곡 채운다.

내가 버린 오물들을

산은 고스란이 받아들여 깨끗하게 정화해 낼 것이다.

그는 자연이기 때문이다.

 

칠절봉에서 향로봉을 바라보면서 더 이상 산행을 이어갈 수 없음이 아쉬웠다.

물론 조금 더 갈 수는 있겠지만

민간인이 향로봉을 오를 수는 없다.

그곳은 이데올로기가 다른 불행한 민족의 경계가 시작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칠절봉에서 원점으로 되돌아 오면서

우리는 곰취 향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해발 700미터 이상에서 자생하는 곰취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자연에서 곰취를 만나는 일은 사뭇 흥분되게 한다.

막연하게 동경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으니까.

어찌 무덤덤하게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칠 수 있을까.

"심봤다"

아니다.  "곰봤다"..ㅎㅎ

이렇게 외치면서 막걸리를 들이키는 가슴이 넉넉하고 뿌듯했다.

 

'산이 참 좋다'

하루종일 이렇게 흥얼거려도 실증이 나지 않을 것 같다.

 

 

 

 

 

 

 

 

 

 

 

 

 

 

 

 

 

 

 

 

 

 

 

 

 

* 일      시 : 2011년 5월 28일

 

* 산 행 로  : 용대리 자연휴양림 - 매봉 분기점 - 칠정봉 - 용대리

 

* 산행시간 :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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