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대둔산
가을이 떠난 자리에는
지난 날의 영화를 말하는 듯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을뿐이다.
한 때는 낙엽만큼이나 많이 붐볐을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한적한 대둔의 등로를 걸으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가슴에 담아본다.
한 때는 제 잘난 맛에 멋모르고 살아가지만
또 한 때는 이렇게 나목인 채로 세상과 맞서야한다.
해마다 단풍철이면 成市를 이루지만
단풍이 지고 나면 이렇게 텅 비는 것은 자연의 순리겠지만
왠지 씁쓸함이 묻어난다.
올 한 해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지만 둥지는 많이 비었습니다.
그러나 한탄하지는 않습니다.
비운 만큼 더 채울 수 있음을 위로할 뿐입니다.
사람의 삶이나
나무의 삶이나
산의 삶도 매냥 한가지 인 듯합니다.
채워지면 비워야하고
비워지면 또 채워지는 것을 우리는 가끔 망각하고 살아갑니다.
채우면 비울줄 모르고
비워지면 못 채워서 안달하고
그러면서 세월이 쌓여가는 진리를 터득하지 못한 듯합니다.
오직
자연에서는 인간만이 못난 욕심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며 살아가는 듯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행복을 찾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제 가슴에 쌓인 행복을 행복이라 여기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움입니다.
가을에 낙엽이 떨어진 만큼
내년 새 봄에는 더 많은 이파리들이 돋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불안해 합니다.
정작,
나무 스스로는 대수롭잖게 생각하며 차가운 겨울을 슬기롭게 이겨낼 준비에만 열중할 뿐입니다.
한 번의 기쁨에 세상이 떠날 갈 듯이 우쭐거리지 말고
한 번의 슬픔에 세상이 다 떠난 듯이 슬퍼할 일도 아니다.
행복과 불행은 서로를 의지할 때만이 존재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서로 反目 할 경우에는
우리는 행복이 뭔지도 모르는 무생물처럼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낙엽 떨어진 대둔의 한적한 등로를 걷는 것은
나를 채우는 또 하나의 기쁨이다.
* 일 시 : 2010년 12월 3일
* 산 행 로 : 배티재 - 오대산 갈림길 - 낙조대 = 칠성봉 - 마천대 - 836봉 - 마천대 - 금강 구름다리 - 동심바위 - 대둔산 관광호텔
* 산행시간 : 4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