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산에는 왜 가셨나요?
내 가슴에 봄 물이 스며들면
삼각산에도 봄 빛이 사위어간다.
따사로운 봄 날에 그를 만나러 삼각산을 향해 발자국을 찍어본다.
그는 왜 산으로 찾아 들었을까.
그리고는 미치듯이 산을 찾아다니며 내려오지 않는 까닭은 무었일까.
풀지 못한 화두를 안은채 그를 만났다.
그가 산에 든지도 일년 조금 넘었다.
그 일년 동안 250번 넘게 산에 올랐으니 가히 산에 미쳤다 할 만하다.
아직 한창 일 할 나이에 산으로 마음을 정하고는 요지부동 한 눈을 팔지 않는다.
그리고는 짧은 시간에 산행대장 직을 허락받는 작은 성과도 이뤘다.
먼저 축하드린다.
아직 그는 산에서 내려 올 생각이 없다.
어쩌면 영영 내려오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에게 산은
건강을 보조하는 수단이었을까.
아니면
각박한 현실을 도피하는 도피처였을까.
아마 그는 세상 살면서 많이 지치고 퇴색한 행복을 찾으러 산에 들었을 것이다.
이러하든 저러하든 그가 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그가 처음으로 이끄는 산행을 이어가면서
나의 가슴에 그를 오버랩 시켜본다.
만약..
내가 그였더라면
나도 산으로 들어 두문불출 속세와 연을 끊고
산속에서 맑고 향기로운 행복을 찾고 있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봐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유전인자를 더 많이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산속에서 누구보다도 더 행복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가 마냥 부럽기만하다.
산에 다녔던 열정만큼은 아니어도
그 반 만큼만이라도 긍정적인 가슴으로 남은 생을 채워간다면 행복할 수 있을거야.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유한한 것이니
더 욕심부리지 말고
맑은 마음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한 200 여 명의 산우님들..
늘 건강하시고 복 많이 지으시기를 바랍니다.
* 일 시 : 2010년 3월 28일
* 산 행 로 : 불광역 - 장미공원 - 탕춘대 능선 - 포금정사지 - 향로봉 옆길 - 불광사 - 불광매표소
* 산행시간 : 3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