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남이섬
그곳에는
내가 없어도 된다.
아시아 각국에서 몰려든 많은 사람들이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은 섬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잠시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것이
삼삼오오 중국 말과 일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꼭 내가 외국에 나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토기인형이 해맑게 웃고 있다.
누군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겠지만
사심이 없이 의도되지 않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나도 한 번 씽긋 웃어준다.
그의 웃음이 지워지지 않는다.
참 이쁜녀석들이다.
배는 얼음을 깨고 다닌다.
쉴새없이 다니는 통에 얼음이 얼 틈도 없는 듯하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선착장에 내리니 한기가 엄습한다.
그런줄 미리 알고 있었나보다.
따뜻한 모닥불이 마음을 끈다.
언 발을 녹이고 남이섬에게 착한 안부를 건넨다.
누가 만들었을까.
눈사람.
모자일까.
부자일까.
서로는 다툼이 있었던걸까.
입술이 뾰루퉁하다.
돌아오는 길에는 화해를 하고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싶다.
'호랑이 만세'
그래..
올해는 너 멋대로 살아라.
그래서 네가 이루고 싶은 뜻을 꼭 이루기를 바란다.
드라마에서 명장면으로 묘사되었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낙엽이 다 떨어진 뒤에도
아직은 길이 남아 있다.
가로수는 잎을 다 떨구어도 가로수이기 때문이다.
내가 걸어가는 이 길 뒤에
또 다른 사람들이 마음껏 걸어 올 수 있는 길이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숲길에 서면
내 가슴도 아름다워진다.
작은 돛단배
얼음에 묻혀서 겨울을 지킨다.
봄 되면 물에 다시 뜰 수 있을까.
얼음이 얼면서 배가 부서지지는 않았을까.
사람을 태우는 배는 아닐지라도
그래도 배 라는 이름을 얻었으니
둥실둥실 뜰 수 있으면 좋겠다.
힘내라...
조금만 있으면 봄이 오리라.
이 길은
가을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을 때 왔으면 더 좋겠다.
다소곳하게
이쁜 연인과 팔짱을 끼고 걸으면
그 시간만큼은 세월이 정지 되리라.
순간은 행복을 느낄테야.
이 길이 끝나는데 까지는 행복이 지워지지 않으리라.
남이 장군은 외롭지 않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작은 마음이
오늘날까지
굽히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다.
그래서
동남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밀 듯 밀려오고 있다.
남이 장군은 오늘을 미리 예견한 듯하다.
아름다운 남이섬에는
청춘을 되 담아주는 매력이 있다.
가끔
세월 속에서
삶이 허전하고 외로워지면
남이섬에 오면 잊었던 청춘을 찾을 수 있으리라.
언제든지
남이섬에 오면 조각난 행복을 꿰 맬 수 있을 것이다.
* 일 시 : 2010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