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 行

낙산사

桃溪도계 2009. 12. 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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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벌써 기억에서 잊혀져 가던 일이었습니다.

몇 해 전에 화마에 쌓인 종각의 동종이 녹아내려도 손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불길만 쳐다보던 그 곳.

이제 대부분 복구되었다.

새 건물이 지어지고 다시 복원된 동종도 차림이 새롭다.

하지만,

첨단의 기술과 능력으로도 잃어버린 역사를 찾을수는 없다.

 

 

화마에 살아 남은 감나무 한 그루

여지없이 감을 주렁주렁 달고 겨울을 나고 있다.

꽁꽁 얼어버린 감은

가치들도 거두지 않는가보다.

역사가 떠나간 자리

꽃등 같은 빨간 홍시 하나하나에 전설을 기억한다.

어느날 산불이 일어나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본전을 비롯한 많은 건물들이 소실되고

일부 보물급 문화유산들도 상실되었다.

 

 

 

 

 

 

 

 

그 험한 불길에도 보물 제 499호인 칠층석탑은 굳건하게 살아남았다.

참 다행한 일이다.

석탑이 뜨거운 불길에 휩싸이는 본전을 지켜보는 심정이 어땠을까.

뜨거운 눈물로

또 하나의 역사를 되새겼으리라.

 

 

 

 

바다가 보이는 관음전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

가끔은 내 가슴에도 풍경 하나 달고 싶을 때가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땡그랑 거리며  

삶의 때를 벗겨내고 싶다.

그렇게 나 자신을 온전히 비우고 나면

나는 또 다른 바람을 마음껏 맞으리라.

 

    

 

 

 

오랜세월 이어온 만큼

더 이상의 상처는 가슴 아프다

더 오랜 세월을 이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이기심을 내려 놓고

세상 모두에게 겸손과 배려를 베풀 수 있도록

기억 될 수 있으면 좋겠다.

 

* 일    시 : 2009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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